“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이같이 말하며 국민과 야당 등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2017년 5월 취임사에서는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여기고 수시로 만나겠다”고도 했다. 실제로 취임 첫날 서울 여의도를 찾아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과 야 3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특히 이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국론 분열을 해소하는 것이 새 정부의 과제 중 하나였던 만큼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더욱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취임 2년이 지나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멀어졌고 이들과 소통 측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협치는 사라졌고, 대치만 남았다는 얘길 듣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마저도 문재인정부 2년을 평가하면서 “협치의 부족은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라고 할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대통령이 협치를 땅바닥에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KBS 방송 대담에서 “민생 법안이 많이 있고 추경 문제도 논의해야 해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5당 대표 회담도 제안했다. 꽉 막힌 국회 상황을 뚫어보고자 한 시도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한국당 반대가 가장 큰 이유다. 한국당은 당 대표 회담에서는 ‘일대일 회담’을, 여야정협의체의 경우엔 교섭단체만 참여하는 ‘3당 협의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청와대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일대일 회담은 다른 정당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에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여기엔 한국당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도 내포돼 있어 보인다. 어느쪽의 옳고 그름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양쪽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한 국회 정상화는 요원해 보이고, 민생국회는 불투명하다는 게 답답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한국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통큰 소통’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뭐가 아쉬워서…”라고 마냥 방치하기 보다는 대의명분을 위한 양보 리더십이 중요한 때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집권 3년차 성과는 절실해 보인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물론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 민생 경제 분야 성과도 결국 입법에 달려 있는 만큼 국회 정상화가 급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허덕이는 민생경제를 보듬어야 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제1야당에 대한 양보가 출발점이라면 통크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4ㆍ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처음으로 홍준표 전 대표와 단독회담을 갖고 각종 현안을 풀어낸 전례가 있다. 이 사례를 재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익조(比翼鳥)라는 새가 있었다고 한다. 비익조 암수는 눈과 날개가 하나밖에 없어 둘이 합심하고 협조할수록 빠르게 날수 있다고 한다. 야당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출발한 문재인 정부다. 집권 3년차 국정 운영의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라도 유연한 자세로 야당과의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멀리 날기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다.

강문규 정치섹션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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