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 간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심화 - 근로시간단축 중소기업에는 재앙…대기업 종사자만 혜택 누릴 수도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 대기업에 근무하는 M모 과장은 7일 징검다리 휴일와 자녀의 학교 재량휴일에 맞춰 이미 전날 서울 근교에 나들이를 떠났다.

이날 아내는 출근했지만 M 과장은 회사에서 권한 연차 소진 정책 덕에 별 부담 없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중소 공연기획사에 다니는 B씨는 징검다리 휴일인 7일에도 공연 준비를 위해 출근했다. 그는 빠듯한 인력 탓에 심지어 휴일인 현충일에도 현장으로 나갔다.

현 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양극화 해소가 공전하고 있다. 임금이나 복지가 좋은 곳만 더 좋아지는 양극화가 더 심화화는 양상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유효수요를 진작하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근로시간단축은 중소기업은 제도 유예 대상으로 남은 채 역설적으로 대기업 종사자들만 혜택을 누린다.

낮은 생산성으로 고전 중인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단축이 적용되면 경쟁력 하락으로 오히려 직원을 줄여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같은 경영환경의 악화는 상대적으로 규모와 자본에서 경쟁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아닌 중소기업을 더 어렵게 만든다.

자연스레 임금과 복지 등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연구원 발표한 ‘한국과 일본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비교 분석 보고서’ 가운데 국내 현실을 살펴보면 이런 기조가 뚜렷하다.

보고서는 “최근 5년간 우리나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 1~4인 규모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174만5000원으로 500인 이상 대기업 평균임금(534만7000원)의 3분의 1 수준(32.6%)으로 집계됐다. 5~9인 기업의 평균임금도 대기업의 절반(48.3%)을 넘지 못했고, 100~499인의 중견기업의 평균임금도 대기업의 70% 수준에 그쳤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임금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근속기간 10년’까지 계속 심화됐다. 중기연이 발표한 ‘한국의 근속기간별 평균임금’을 보면 499인 미만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근속기간 10년이 흐를 때까지 일제히 감소했다. 대기업 대비 59.8% 수준이던 5~9인 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9년 뒤 57.2%로 격차가 벌어졌다. 대기업 대비 79.4% 수준이던 100~499인 기업 근로자의 임금도 9년 뒤 74.2%로 떨어졌다.

임금뿐 아니라 복지 등에서도 중소기업은 크게 열악하다.

당장 현충일 징검다리 휴일인 7일 대기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연차를 통해 달콤한 연휴를 누렸지만, 중소기업 직원들은 그렇지 못했다.

사람인이 지난달 기업 97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육아휴직 사용 현황’에서도 이런 흐름이 여실히 드러난다. 조사 결과,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여성 직원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48.9%였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이 85.6%가 사용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42.4%에 그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같은 양극화로 인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신입사원의 상당수가 조기퇴사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잡코리아가 최근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한 국내 중소기업 67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1%가 ‘채용했던 신입사원 중 퇴사한 직원이 있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하며 있다”며 “청년들이 굳이 대기업 입사를 고집하는 것도 이런 환경이 작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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