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호가 득점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문준호가 득점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문준호(23번)는 수원 삼성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문준호(23번)는 수원 삼성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쟤가 수원에 있던 그 문준호 맞아?” 잊혔던 이름이 FA컵을 통해 다시 각인됐다. 문준호(26 화성FC)가 환상적인 결승골로 소속팀 화성FC를 4강으로 이끌었다. 대이변이 일어났다. 4부 격인 K3리그 화성이 1부 K리그1 경남FC를 넘어 4강에 진출했다. 이미 지난 라운드에서 K3리그 최초 8강 진출 기록을 쓴 화성이 스스로의 역사를 깨고, ‘4강’ 진출로 기록을 새로 썼다. ‘김종부 더비’로도 관심을 모았다. 화성은 김종부 감독이 경남 부임 전 지휘했던 팀으로, 김 감독은 당시 창단 첫 리그 우승과 FA컵 16강까지 이끌었다. FA컵 돌풍의 중심에 화성이 있지만, 대부분 경남의 승리를 점쳤다. 경남의 올 시즌 경기력이 기대 이하긴 하나,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팀 임을 고려하면 화성보다 한 수가 아닌 두수, 세수는 위에 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전반 20분 만에 유병수가 선제골을 넣으며 화성이 먼저 달아났다. 후반 초반에 화성이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문준호의 오른발 슈팅이었다. 후반 18분 김승준의 페널티킥으로 경남이 뒤늦게 따라갔지만, 화성의 단단한 골문을 더 이상 흔들지 못했다. ‘결승골’이 백미였다. 후반 4분 문준호가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포물선을 그리며 먼 골대를 향했다. 골키퍼 장갑을 낀 이범수는 꼼짝못하고 볼의 궤적만 바라봤다. 골은 그대로 골망에 빨려 들어갔다. 원더골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문준호는 이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바로 전 경기에서도 비슷하게 2골을 넣었고, 좋아하는 위치에서 ‘때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김)동석이 형, (유)병수 형이 ‘부딪혀 봤을 때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죠”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K3리그엔 ‘프로 출신’ 선수들이 대거 있다. 화성에도 유병수를 비롯해 김동석, 박태웅 등이 프로 무대에 몸담았던 선수다. 문준호도 그렇다. 용인대를 거쳐 2016시즌 K리그1 수원삼성에 계약금을 받고 입단해 프로 무대를 노크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시즌 동안 FA컵 1경기가 공식 기록 전부다. 이후 지난해 FC안양으로 임대를 떠났지만, 안양에서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잊혀졌다.

문준호(우)는 팀내 선배 김동석(좌)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문준호(우)는 팀내 선배 김동석(좌)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수원으로 임대 복귀했지만,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계약해지 후 무적 신분이 됐다. 입단 테스트를 통해 K리그에 다시 도전했지만, 실패. 뒤늦게 내셔널리그로 눈을 돌렸지만, 이미 선수 보강을 마친 상황이라 문준호의 자리는 없었다. 돌고 돌아 입성한 곳은 K3리그 화성FC.“스스로 큰 실망을 했어요. K리그1 자유계약으로 입성했는데, K리그2에서도 뛰지 못하니까 말이죠. 돌아보면 제 스타일을 너무 고집했던 거 같아요. 팀에 맞춰서 경기에 먼저 나서고, 이후에 자신 있어야 하는 것을 해야 했는데 말이죠.”“축구가 하기 싫었어요.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과 함께 ‘축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상황까지 직면했죠. 주위에서 특히 수원에 계시는 (양)상민이 형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막상 여기에 와보니까 수준이 높더라고요. 경기를 뛰면 뛸수록 ‘준비를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문준호는 화성에서의 생활이 즐겁기만 하다. 연봉은 확 줄었지만, 과거 축구를 좋아했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있다. 김학철 감독을 비롯해 김준태 플레잉코치, 김동석 등이 문준호의 플레이를 적극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분들께서 저를 믿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제가 더 하고 싶게끔 만들어 주세요. 용인대 시절만큼이나 운동 나가는 게 즐거워요. (김)동석이 형, 준태쌤 두 분께서 정신적으로 많이 붙잡아 주세요. 경기장에서도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요.”FA컵 4강에서 친정팀 수원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대진이 8월 중 추첨을 통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후 9월 18일과 10월 2일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수원을 통해 프로에 처음 입문했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어요. 빅버드에서 한 번 저란 선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죠”라고 웃었다.문준호 역시 여느 K3 선수와 마찬가지로 목표는 동일하다. “올 시즌 키워드요? K3에서 잘해서 다시 한번 K리그 도전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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