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中쇼크 이후 처음

경기둔화로 불확실성 가중

소득 보다 빚 더 빨리 늘어

연체율↑…건전성 악화조짐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가 3년 반만에 ‘주의단계’에 진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기 둔화가 신용·자산 시장 등 금융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특히 빚 갚을 여력이 없는 한계 기업이 증가했고, 지방 가계부채 건전성도 악화 일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에 지난달 금융안정지수는 전달보다 0.9포인트 오른 8.3을 기록했다. 8부터 22 사이가 주의 단계인데,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지난 2016년 2월(11.0) 이후 3년 6개월 만에 8을 넘어선 것이다. ▶관련기사 3면

금융안정지수는 금융 및 실물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되고, 100에 가까울수록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안정 정도에 따라 정상(0~8미만)·주의(8~22미만)·위기(22이상) 등 3 단계로 구분해 관리된다.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2000년 IT버블붕괴, 2009년 금융위기 등 세 차례 위기 단계에 진입했었고, 최근엔 2016년 3월부터 올 7월까진 3년 넘게 정상 단계에 머물면서 비교적 안정세였다.

한은은 “대외여건 악화, 국내 경기 둔화 등으로 최근 들어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가 증대되는 모습”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금융 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일부 저하되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부채 건전성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연체율이 상승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부채 증가율은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면서 2분기말 가계부채 비율(처분가능소득 대비)은 전년동기대비 2.4%포인트 오른 159.1%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부진과 주택 가격 하락이 동반되고 있는 지방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여왔던 지방 가계부채는 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수도권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기업대출은 국내외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악화로 신용위험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기업들의 이자 상환 여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1분기에 4.7배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9.5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돈을 벌어 이자 내기도 버거운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1년새 124개 늘어 3236곳에 달했다. 이들 한계기업은 우리 나라 전체 외감기업 중 14.2%를 차지하고 있다.

한은은 “예상치 못한 충격(tail risk·꼬리위험) 발생에 대비해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충격의 파급경로를 재검검하는 등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