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 필요한 다이어트 약품, 불법유통 창궐

수입 76만, 처방전 3만 미만, 73만개 오리무중

최도자 의원 “대부분 음성거래” 미온 단속 질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그 많던 삭센다 어디로 갔나”

엄연히 세계시장에서 잘 알려진 전문의약품인데, 합법 유통이 빙산의 일각이고, 불법 유통 추정 물량이 95%를 넘는 기현상이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당국은 70여만개 불법 유통 추정분 중 2년 동안 고작 수백개를 단속하는데 그칠 정도로 손을 놓고 있다. 작은 사안이지만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자랑할 것이 참 많은 대한민국인데, 불법이 95%, 합법이 5%인 삭센다 검은 유통 구조를 방치하는 모습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을 받은 몇 안되는 영역이고,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짓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보면, 국민은 모종의 의혹과 혐의점을 갖고 점검 당국을 노려본다. 당국이 조속하게 이 복마전을 정화시켜야 한다는 국회와 국민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최도자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 다이어트 보조용 전문의약품인 삭센다가 대량 수입되고 있지만 정상적으로 처방전이 발행되어 DUR시스템(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을 통해 점검된 사례는 극히 일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의사의 처방전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SNS등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비정상적 유통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최 의원이 확보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삭센다의 수입물량은 15만3048상자로 1상자당 5개의 주사제가 들어있어 주사제 숫자로는 76만개 이상이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처방전의 DUR 점검건수는 2만8465건에 불과해 상당물량이 시스템에 점검되지 않은 채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이 삭센다 수입사인 ‘노보노디스크제약’에 문의한 결과, 삭센다가 본격 유통되기 시작한 작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물량은 약 34만 9000여 상자로, 현재 재고 10만여 상자를 제외한 24만여 상자(약 120만개)가 유통됐다고 밝혔다. 비슷한 기간(작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심평원의 DUR 점검건수는 총 8만330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9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할 수 없는 삭센다를 불법판매한 5명을 적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사한 사례는 아직도 암암리에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는 삭센다 판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실제 거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최의원은 밝혔다.

식약처는 2018년 이후 불법유통 233건을 적발하는데 그쳐, 빙산의 일각 아래 감춰진 ‘거악’을 제거할 의지가 없는 건지, 일소할 능력이 안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의심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