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美증권사 수수료 경쟁의 배경과 시사점'
“美, 핀테크社 증권업 진출로 대형사 M&A 촉발”
“국내도 대형 핀테크社 움직임 활발…변화 대비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주식거래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국내외 증권사들의 사례가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익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중장기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창적 경쟁력을 앞세워 수수료 무료화 움직임을 주도하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들에 대응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17일 발간한 '미국 증권사 수수료 무료 경쟁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비대면 계좌 신규 개설시, 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곳은 6개사, 기간을 한정해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곳은 9개사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가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나선 것은 지난 1997년 위탁수수료가 자율화되면서부터다. 2000년대 초반 오프라인 증권사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0.5%의 고정 수수료가 0.1%까지 인하됐고, 이후 2002년 해외 온라인 증권사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0.015%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증권사에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소매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선 일부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증권업계의 수수료 무료 움직임이 국내보다 앞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그 영향을 참고할 만하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고정 수수료 체계가 폐지되고 자율화가 이뤄진 것은 1975년. 당시 자금력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도산이나 증권사 간 통합이 이뤄졌으며, 수수료 수익보다는 인수합병(M&A)나 사모주선업무, 자산관리업무 등으로 증권사 영역이 확대됐다.
이후 2013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Robinhood)가 소액투자 중심의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투자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또 한 차례 시장 변혁를 촉발했다. 수수료 인하 압박을 넘어 무료 선언을 하고 이후 수익성 악화를 겪던 두 대형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왑(Charles Schwab)과 TD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가 지난달 합병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합병된 두 회사의 고객자산은 5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대형화 움직임에 따라 주변 온라인 증권사 간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정보기술(IT)에 기반한 핀테크기업들이 증권업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기존 증권사들의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장지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대형 핀테크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고객 기반을 활용해 모바일 증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기존 증권사들보다 파급력이 클 수 있다"며 "국내 증권업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중장기적 전략 및 핀테크 산업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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