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조합 변호사 선임 절차 돌입…대우건설과 ‘강대강’ 소송전 돌입

반포3주구·갈현1구역은 각각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과 법적 분쟁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3주구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3주구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울과 전국 주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의 소송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은 시간을 끌수록 금융비용이 늘어나는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일부 조합들이 법적 분쟁과 공사 지연을 감수하고서라도 중장기적으로 사업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소송과 법률 자문을 수행할 수 있는 변호사 선임 입찰 공고를 냈다. 서류 제출 마감은 오는 17일까지로 14일로 예정된 조합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에게만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조합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한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반포15차 조합장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한 바 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감도. [자료=서울시]
신반포15차 재건축 조감도. [자료=서울시]

지난 2017년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던 대우건설은 당시 조합과 3.3㎡당 공사비 499만원에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설계 변경으로 생긴 공사비 증액안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결국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조합이 임시 총회를 통해 시공사 자격을 박탈했다. 법적 대응에 나선 대우건설은 조합이 다른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며 단계별로 강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80가구인 신반포 15차는 재건축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총 641가구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강남권 정비사업 ‘최대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 역시 ‘소송 후폭풍’에 휘말려 있다. 기존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을 상대로 총회 결의 무효확인 등 다수의 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포3주구 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공약으로 내세운 신임 조합장이 선출된 이후 지난달 열린 총회에서 결별을 선택했다. 이달 3일에는 건설사를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시공사 교체를 추진 중에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총회에서 의결이 나왔기 때문에 (소송을) 미루거나 그럴 사안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은평구 갈현동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의 경우 입찰보증금 1000억원의 반환 여부를 놓고 현대건설과 본안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현대건설이 갈현1구역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무효 등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다만 보증금 반환과 관련, “대의원회의 결과 및 그 효력을 다투는 본안소송을 통해 판단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한 바 있다.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은 갈현동 일대 23만9000㎡를 대상으로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32개동 4116가구,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내용으로 공사비만 약 9200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조합은 9일 시공사 재입찰을 마감하고, 이후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조합 뿐만 아니라 시공사도 시간과 비용 등을 감안해 소송전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법원의 판례 등이 나오면 향후 사업성 고려에서 이런 부분들의 비중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