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판매 비중 줄면서 기업별 마스크 수급 어려워져

사업장별 지급 제한…“일회용 제품 수일 사용하기도”

부정적 인식에 대량 구매 주저…개인 구매 부담 가중

“추가 셧다운 가능성” 우려…전략물자 지정 목소리도

[헤럴드경제 산업부] “현재 부정기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적 판매 비율이 늘게 되면 사업장별 물량 확보는 더 어려워질까 걱정입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고자 공적 판매 물량 비율을 80%로 확대하는 추가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산업 현장의 불안감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별 자체 조달이 어려워지면 개인의 구매 부담이 커져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은 직장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자체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물량이 충분치 않아 1인당 수량을 제한하고 일정 기간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당시 중국으로 대거 지원 물량을 보낸 기업들과 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업장에서는 마스크 부족으로 인한 위기감을 크게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A사의 구매 담당자는 “당시만 해도 중국의 상황이 다급해 물량을 보내기 바빴는데 지금은 도움을 보낸 기업이 되레 물량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어쩔 수 없이 개인 역량에 따른 구매로 정책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자동차 업계의 고충은 더 심하다. 공정상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가깝게 붙어 작업할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다. 현장에 필요한 마스크는 항상 부족한데 수급조차 어려워지자 일회용 제품을 수일에 걸쳐 착용하는 직원도 늘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은 최근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두 개씩 지급했으나 추가 지급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사무실과 공장에 수시로 마스크를 비치하고 있으나 빈 박스만 놓인 날이 많아지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부족한 물량으로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3~4일마다 마스크 한 장씩을 제공 중이다.

완성차를 제조하는 B사의 한 임원은 “도장부 등 오염 요인이 많은 공정엔 산업용 마스크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다른 공정과 마찬가지로 부직포로 제작된 일반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며 “장기 공급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장은 대부분 물량 부족에 허덕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 국민이 겪는 마스크 수급난에 대량 구매를 주저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마스크 구매 자체가 어려워진 데다 기업들의 대량 구매가 소비자들의 구매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아예 직원들에게 구매 비용을 현금으로 보조하고 있다.

C사의 관계자는 “마스크 대란 상황에서 기업이 자사 직원들을 위해 마스크 사재기한다는 삐딱한 시선이 우려돼 구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공적 판매 비율을 두고 기업 간 치열한 구매 쟁탈전 이미지도 부정적”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마스크 부족 현상이 산업 현장의 ‘셧다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장에 확진자가 발생해 간헐적인 폐쇄가 잇따르는 가운데 개인 방역물품 지급이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마스크를 전략물자로 지정해 비축해 공급망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염병 등 불가항력의 사태가 계속될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현장직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민간업체의 판매 비율이 줄어들수록 소규모 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의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