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 우리경제가 연초부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1차적으로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중국경제가 충격을 받은 데 이어, 2차적으로 국내 확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경제가 교역 위축과 생산 차질, 내수 붕괴 등 전 분야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등 외국계 기관들은 우리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서둘러 조정하고 있다. ING는 1.7%로 낮췄고 JP모건과 무디스도 1.9%로 수정했으며, S&P는 1.6%로 내린 지 2주 만에 다시 1.1%로 전망치를 낮췄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에 겨우 턱걸이하고 경상국민총소득이 뒷걸음질치는 등 우리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올해는 ‘성장률 1%대 추락’이 현실화할 것이란 경고음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항공·관광·유통업계는 그야말로 고사 직전으로, 급여반납, 무급휴가 권장 등 다양한 자구책 실시에 나섰다.

한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등 제조업을 비롯한 다른 분야의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을 오가는 하늘길이 막힘과 동시에 투자, 채용 등 일상적인 경영활동도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업종 불문하고 기업심리가 냉각되면서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8.9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구조조정 우려도 가시화되고 있다. 작년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일부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에너지·유통·항공업계 등 많은 부문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세(稅) 부담 증가, 규제강화 등 기업을 옥죄는 정책기조로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고 기업활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지난해 이익 급감과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연달아 닥치자 더는 버틸 재간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시스템에 누적된 문제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일시에 터져 나와 표면화되고 있는데, 현재의 위기를 전염병으로 인한 일시적 경기침체로 축소 진단해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가 민생·경제종합대책을 발표하고 11조7000억원의 추경을 긴급 편성했는데, 소비쿠폰 배포 등 소비성 지출확대와 긴급자금 대출 등 피해극복 중심으로 짜여있다. 당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경제가 처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민간 투자활성화 촉진책 마련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가 현 위기 상황의 탈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재정투입은 분명 한계가 있다. 실제, 정부가 민간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매년 재정을 투입해 공공 일자리를 만들고 각종 수당을 늘렸지만, 경제성장률은 2017년 3.2%에서 지난해 2.0%로 떨어지고 민간의 성장기여율 역시 같은 기간 78%에서 25%로 추락했다. 바닥까지 떨어진 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창출이다. 친시장, 친기업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기업·민간을 경제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 경제도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법인세를 낮추고, 해고규제 완화 등 대대적인 노동개혁을 실시하면서 투자와 고용이 늘고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친시장·친기업 정책 추진의 정공법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