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많고 자금은 한정
건전성 부담 최소화 주력
“A은행이 주거래인데, B은행에 왔다? 지금 상황에서는 솔직히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돈 구하는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영업방식을 ‘단골’ 위주로 바꾸고 있다. 정부의 은행에 대한 기업 금융지원 주문 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왕이면 잘 아는 곳에 빌려줘야 떼일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13일 “모든 은행이 신규대출을 해주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에 거래해왔고 잘 아는 업체를 위주로 지원해주고 있다”며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지금 기업 대출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국가적 위기이고 이에 따른 은행의 역할도 있으니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살펴볼 것이 많은데 지금 다들 급하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주거래 은행이 아닌데 대출을 하는 것은 시간적 측면에서도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단골’을 제외하면 신규대출 대부분은 보증서가 있거나 이차보전이 적용되는 곳들 뿐이다. 정부 등의 보증한도가 소진되면 신규 대출이 급감할 수 있는 셈이다.
소상공인들을 상대로는 1.5% 금리로 1~3등급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시중은행 초저금리·이차보전 대출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상공인진흥기금과 4~6등급 대상의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은행 입장에서도 마냥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3월 은행 기업대출 증가액은 18조7000억원으로 2009년 6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10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대출로 몰린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8조원이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턱대고 대출 늘리면 건전성 악화 우려로 외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해 자금조달 부담이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건전성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 기금에 재정을 더 넣어서 민간대출에 보증을 더 제공해야 신규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태화·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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