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노동자 33억명 중 27억명(81%)이 영향권
타격 큰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종사자만 12.5억명 달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실직위기, 근로시간 감소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에만 정규직 일자리 2억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관계 당국, 국제노동기구(ILO)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 33억명 중 27억명(81%)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소비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나타난 영향이다. 선진국의 노동자 70%도 직장 폐쇄에 따라 실업위기 등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업대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근로시간 감소’ 추이다. 올 2분기 전 세계 노동시간은 정상 상태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달성했을 근로시간과 비교한 손실 규모 추정치다. 이는 주당 48시간씩 근무하는 정규직 일자리 1억9500만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ILO는 이 같은 추정치를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험한 근로손실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대륙별로 보면 이집트 시리아 등 아랍국가가 가장 큰 근로시간 하락 폭(8.1%)을 경험할 전망이다. 나머지 유럽(7.8%) 아시아· 태평양(7.2%) 아메리카(6.3%) 등도 일제히 근로시간 감소 현상을 겪게 된다.
사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 운송·물류업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유통업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들 업종은 전 세계에서 12억5000만명의 노동자가 있다. 전 세계 노동력의 약 38%를 차지하는 규모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에는 총 4억8200만명의 노동자가 종사한다. 계산원, 상점 주인, 아르바이트생 등이 해당된다. 이 밖에 제조업(4억6300만명) 운송·물류업(2억400만명) 등에도 많은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주로 노동집약적인 산업들로, 특히 음식·숙박업과 유통업 등은 저임금·저숙련 노동자를 고용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업종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 임금 삭감, 정리해고 등 경제적 위협을 더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특고)나 프리랜서, 일용직 등 제도권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클뿐더러 근로시간 감소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직종이다. ILO는 이 중 약 4억명이 코로나19 사태 동안 깊은 빈곤을 겪을 것으로 봤다.
종합적인 실업지원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ILO는 특고, 프리랜서 등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 지원 방안까지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은 지난달 말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지원, 구제, 경제 안보법(CARES Act)’을 내놨다. 현금 지급(2500억달러), 실업보험 지원(2500억달러) 등 종합적인 내용이 담겼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는 1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특고 등을 돕기 위한 새로운 실업 지원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우리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을 모든 업종에 최대 90%까지 상향 조정했고,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단가를 월 4만~7만원씩 인상했다. 이 같은 대책에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에 관한 추가 대책을 마련해 내놓을 계획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경기 장기 침체가 1, 2년을 넘어 3, 4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종식된 직후 노동시장이 급격히 회복할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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