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상승 ‘위험관리’ 한목소리
올 목표 재검토·심사강화 움직임
정부와 여신정책 방향 협의할듯
국내 은행권이 신규 대출 급증세에 제동을 걸 태세다. 코로나19로 가계와 기업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증가 폭이 너무 가팔라 자칫 위험관리에 헛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져서다. 은행들은 일단 올 대출 목표치를 재검토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지원과정에서 느슨해진 여신 심사를 깐깐하게 조이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4월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7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3월에 이어 통계 편제(2009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특히 4대 은행 증가율이 눈에 띈다. 작년 1~4월 기업대출이 1% 줄었던 KB국민은행은 올해 같은 기간 6.8%의 증가율을 보였다. 작년 기업대출 1.7% 증가했던 우리은행은 올 증가율은 7.5%에 달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작년 3.5%, 3.3%에서 올해 5.5%, 4.1%로 증가율이 높아졌다.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4월 한풀 꺾였지만, 잔액은 915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9000억원 늘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13일 “코로나19로 여신이 급증하면서 올 목표치를 재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핸들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감이 특히 높다. 소액 법인대출의 경우 운영자금을 넘어 개인 생활비로 쓰이는 상황까지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계대출은 소득기준과 신용등급 등으로 여신심사 메뉴얼이 시스템화돼 있기 때문에 당장 심사 강도를 높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특정조건을 충족하는 대출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비 아파트 신규 전세대출을 중단하려 했던 신한은행의 움직임도 이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심사를 깐깐하게 하면 정작 돈이 급히 필요한 곳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자칫 정부의 코로나19 지원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 이에따라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여신정책 수정 방향과 강도를 두고 협의에 들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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