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명칭·절차 다 달라

고령자·취약계층 접근 제한

일부선 부동산 투자금 활용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18일 서울의 한 접수장소. 오프라인 신청에는 대부분 고연령층이 몰렸다. 디지털 격차가 사회 계급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으로 간접 확인되고 있다. [연합]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18일 서울의 한 접수장소. 오프라인 신청에는 대부분 고연령층이 몰렸다. 디지털 격차가 사회 계급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으로 간접 확인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홍태화 기자] #1.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70대 A씨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저녁 아들에게 안부 전화를 받았다. 부산시가 100만원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지원금’ 얘기가 오갔다. 부산시는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을 지원금으로 지급하는데 A씨는 ‘월요일에 가서 신청해야겠다’고 그런데 이미 신청 기간이 지난 뒤였다. A씨는 “차라리 몰랐으면 모르지만, 눈 뜨고 100만원을 날린 것 같아 밤에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2. 경남 거제에서 자영업을 하는 30대 B씨는 지난달 소상공인 1차대출에서 3000만원 신청해 지급 받았다.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빌렸던 기존 대출 8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초저금리(1.5%)인 소상공인 1차대출로 대환하기 위해서였다. B씨는 “기존 대출이 6%대였는데 소상공인 대출은 보증수수료를 더해도 2%에 불과하다. 4%만큼 무조건 남는 장사다. 한도까지 다 받는 게 최고다. 신청안하면 바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 명목으로 지급하는 돈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취약계층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디지털 환경에 낯선 고령층이나, 생활고로 정보 접근이 제한된 이들이 대표적이다.

지자체마다 각종 지원금의 명칭과 지원액수, 수혜대상 등이 제각각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이지만, 부산시는 ‘소상공인 민생지원금’이고, 대전시는 ‘소상공인 지원금’이며 대구시는 ‘소상공인 생존자금’이다. 명칭이 다르면 검색이 불가능하고, 일일이 지자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지급받을 수 있다.

최근 ‘부동산 투자’ 사이트에는 ‘소상공인 대출법’ 게시물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소상공인 대출을 받는 방법과 대출금이 입금되는 시기, 신청에 필요한 서류 및 대출이 유리한 이유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부동산 투자에 소상공인 지원금을 활용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4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 이들 영세 소상공인들은 은행에서도 연 1.5% 초저금리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1차 대출은 조기 마감됐다. [연합]
4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 이들 영세 소상공인들은 은행에서도 연 1.5% 초저금리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1차 대출은 조기 마감됐다. [연합]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아우성 치던 분들 가운데 일부는 정책에 밝고, 정보에 빠른 ‘체리피커’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혜택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편에 대해 “지역사회에 오래 뿌리 내린 종교기관이나 동네 사정에 밝은 구멍가게들이 채널로서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고강섭 경희대학교 교수는 “지원금이 뿌려진 다음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정확하게 추적해 봐야 한다”며 “지원과 효용, 그리고 비용 등에 대한 종합 결산이 이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5월 11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사업으로 국민들에게 지급된 현금은 오는 8월 31일 자동 소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