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의 소득기준이 초과해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할 수 없습니다.’
서울 마포구 거주 4인가족 외벌이 가장 A(46)씨가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를 신청했다가 받은 답이다. A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외벌이인데 자격이 안 된다면 애초에 선정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는 그저 소리만 요란한 깡통”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지난 3월 서울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곤란해진 서울시민의 숨통을 틔우고자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 거주가구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난긴급생활비신청·접수가구(15일 기준)는 총 223만507가구이며, 지급 완료가구는 109만5739가구(신청 대비 49%), 지급액은 총 3762억원이다. 아직 절반가량이 긴급생활비를 받지 못했뿐만 아니라 예산 문제로 수급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경쟁(?)을 벌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서울시와는 달리 경기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했다.
두 곳을 비교해 보자. 경기도의 경우 도민 모두에게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평등하게 나눠줬다. 반면 서울시는 소득이 적은 시민에게 돈을 몰아줬다. 하지만 경기도는 재난긴급생활비 지급 선별을 위해 기준을 산정하고 신청자 심사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일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온라인도 들썩였다. ‘바쁜 와중에 언제 선별하고 언제 지급하냐’ ‘선별하는 데 인력·시간 낭비에 혈세까지 깨지는데… 지금 시국에는 빠르게 행동에 옮기는 게 최선 아니냐’라는 말들로 무성하다.
40대 맞벌이인 B씨는 “부부 합산 700만원 넘게 들어와도 부채도 있고 월세도 나간다”며 “수입만 많으면 뭐하나? 세금이 얼만데… 서울시 긴급생활비 지급을 세금공제 후 기준으로 잡던가 해야지, 이것 역시 불평등의 골을 깊게 만드는 꼴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서 ‘고용보험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페이스북에 “전(全)국민 고용보험은 ‘전면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 사회 불평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과거 박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내세우며 당시 오세훈 시장을 제치고 당선됐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예상 밖으로 ‘선별적’ 지급을 내걸었다. 또 문 대통령의 전국민 고용보험의 ‘단계적 확대’에 박 시장은 ‘전면적’ 입장을 내놓았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위기 속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혜택을 더 주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건전한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포퓰리즘에 빠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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