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으로 美 ‘탈 중국’정책
법인세 인하 등 고용창출 효과
유럽은 최근 5년간 250곳 유턴
日 자동차3사 국내로 공장 이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유럽연합(EU),일본 등 전세계 정부는 적극적인 탈중국·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강력한 유인책으로 자국 공장 생산기지를 국내로 들어오게 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리쇼어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런 추세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탈중국·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무역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으면서 자국 고용창출 효과도 노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은 백악관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미국 제조기업의 이전 비용을 100%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1%에서 2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10.5%로 하면, 우리는 극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새로운 투자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2017년 기존 35%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대폭 낮췄지만, 이번에 추가적으로 인하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가 미·중 무역분쟁 일환으로 추가적인 리쇼어링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P는 지난 15일 행정부와 의회가 미국가안보와 연관된 기술에 대한 수출규제, 추가 고율관세, 중국 내 미국 생산기지의 귀환(리쇼어링) 강요,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등을 보도한바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상법)는 “미국은 정치권부터 중국에 있는 자국 기업에게 본국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있다”며 “공장 이전비용 지급과 중국 생산시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미국 생산시설이 자국이 아닌 외국에 있으면 손해가 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리쇼어링 정책을 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또한 법인세율 인하 등으로 정책적 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도 최근 리쇼어링을 위한 당근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독일은 법인세율을 26.4%에서 15.8%로 크게 낮추고, 스마트 팩토리와 연구개발(R&D)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다. 규제 하나를 추가하면 하나를 없애는 정책도 추진했다. 이에 2016년 아디다스는 23년 만에 본국으로 돌아와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법인세율을 28%에서 단계적으로 19%까지 낮췄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17%까지 인하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같은 여건에서 유럽 기업들은 속속 자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유럽연합(EU) 내 근로·노동조건을 연구하는 EU 연구기관인 유로파운드(Eurofound)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유럽의 리쇼어링 기업은 약 250개(추정치)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EU 디지털 업계에서는 에릭슨의 폴란드 신규 공장 건설, 화웨이의 유럽용 장비 프랑스 생산 등과 같은 탈중국 현상이 코로나19 이후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독일 등 유럽은 정파와 이념을 떠나 제조업 분야 일자리 등을 위해 (국가가 나서) 리쇼어링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의 한 축으로 리쇼어링을 추진 중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30% 수준이었던 법인세율을 23%대로 낮췄다. 이에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동차 3사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공장을 옮겼다.
지난달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유턴 기업을 대상으로 이전 비용의 3분의 2까지 지원하기 위한 22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중국에 있는 자국 기업이 일본에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일본은 생산시설 다변화를 위해 중국에 있는 자국 기업이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설비를 옮겨도 유턴 기업과 동일한 혜택을 지원한다.
김기찬 카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산자부 차원이 아닌 (미국과 유럽, 일본처럼) 국가 차원에서 전체 부처가 매달려 강력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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