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덮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이 기업 연쇄 도산과 실업 쓰나미를 막기 위해 돈 풀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최근 한 달 동안 2,200만 명이 실직한 미국은 기업 대출 및 회사채 매입 등 기업 살리기에 2조3,000억 달러(약 2,8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IMF는 한국도 올해 –1.2% 성장률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증유의 코로나19를 맞아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실업자가 발생할지 가늠조차 어렵다.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비상경제회의에서 170조원을 풀기로 했다. 이 돈을 지원 대상별로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9조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32조원, 중소․중견기업 지원 31조원, 금융시장안정 펀드 42조원, 수출지원 36조원, 소비 진작 등 20조원이다.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긴급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간산업 및 주류 대기업 붕괴와 실업대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대책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의 빠른 회복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는 미국과 달리 기간산업과 주력 대기업 지원이 빠져 있다. 1997년 절체절명의 IMF 외환위기를 겪고서도 우리 경제가 주저앉지 않고 빠르게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대기업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당장 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중 116조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매출과 수익이 악화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부도위험에 내몰리는 기업이 속출한다. 코로나19 대책에는 유동성위험에 처한 기업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부실채권펀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부실금융기관 구조 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당시 이헌재 금감위원장과 같은 소신과 리더십을 갖춘 ‘콘트롤타워’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반시장․반기업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그 효과는 반감한다. 정부 경제정책에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과도한 최저임금, 주52시간제, 높은 법인세 등 투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너무나 많다. 반면 세계 각국이 세금을 내리고 규제를 푸는 바람에 해외 투자만 급증하고 국내 투자는 급감했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친시장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래야 투자가 증가하고 성장하면서 일자리와 가계소득, 세수가 다함께 늘어나는 ‘경제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지난 4.15. 총선에서 국민은 동서로 두 동강났다. 정부와 여야는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는 ‘화합과 통합’에 나서기 바란다.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하여 정부는 세금과 국가부채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민에게 솔직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특히, 노사가 고통 분담에 나서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봐도 국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 국민은 분연히 일어났고 지도자와 함께 난국을 극복해왔다.

국민 통합으로 국난을 극복한 역사적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가까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국민의 금모우기운동으로 절망의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 한국이 세계가 인정하는 코로나19 극복 모범 국가 반열에 오른 데는 생필품 사재기를 자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묵묵히 방역 수칙을 지켜준 국민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