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인청준비단 설명자료

“韓, 전체 맥락 삭제해 공익 민원을 로비로 왜곡”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이 6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이른바 ‘식약처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 “녹취의 앞뒤를 잘라 민원 확인을 승인 압력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한 의원을 겨냥해 “전체 맥락을 삭제해 공익 민원을 불법 로비로 왜곡하는 정치공세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준비단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심사 상황을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연락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지인 양모 씨와의 통화 과정에서 “직접 처장님이 한번 챙겨봐 달라”, “보고해 달라고 할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단은 “후보자가 요청한 것은 ‘승인’이 아니라 ‘점검과 보고’였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처장과 통화한 뒤에도 김 후보자는 민원인에게 “일단은 확인해서 나한테 다시 보고를 해주신다고 하니까 한번 좀 기다려보시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처장의 답변에 대해서도 “이렇게 원칙적인 얘기를 하네”, “한번 뭐 기다려보지”라고 언급했다고 준비단은 전했다.

준비단은 한 의원이 공개한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는 대화 역시 전후 맥락이 생략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늦어져도 상관은 없는데 이유는 알아야 되니까 알아봐 달라”며 담당자들의 책임 회피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김 후보자가 “오케이 알았어, 국부 유출과도 관계가 있으니까”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준비단은 “이는 양씨가 주장한 심사 지연 사유를 확인하겠다는 답변”이라며 “담당 과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김 후보자가 식약처 실무자나 담당 과장에게 직접 연락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처장은 이후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 건은 현재 회사와 자료 보완 등 진행하고 있다.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단은 “기관장에게 접수된 민원을 담당 부서가 확인하는 것은 통상적인 행정절차”라며 “이를 ‘성공한 로비’라고 주장하려면 심사 순서나 기준이 바뀌거나 특별한 조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과정에서도 식약처 직원들은 별도의 지시를 받거나 특별한 보고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김 전 처장과 관련 직원들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게 준비단 설명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승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창빈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승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창빈 기자

준비단은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심사 일정도 공개했다. 제넨셀은 김 후보자의 연락 약 4개월 전인 2021년 6월23일 임상 2·3상 관련 사전미팅을 진행했고, 같은 해 9월23일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식약처는 9월30일 보완을 요구했고,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연락한 것은 10월12일이었다.

이후 제넨셀은 10월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22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26일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준비단은 “후보자의 연락 당시 이미 정식 심사와 보완절차가 진행 중이었고 연락 이후에도 최종 보완자료 제출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식약처 공식 기준으로 산정한 제넨셀의 심사 소요 기간은 11일로, 다른 신물질 코로나19 치료제의 평균 8.8일보다 길었다. 준비단은 이를 근거로 “후보자의 연락으로 심사가 앞당겨졌다는 주장과 객관적인 심사기록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가 당시 회사명이나 담당 부서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점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녹취에서 김 후보자는 양씨에게 “그 회사가 이름이 뭐지”, “회사 이름 좀 알려줘. 찍어줘, 문자로”, “담당자가 어디, 어디야”라고 물었다. 준비단은 “후보자가 업체와 사전에 조율해 로비를 대행했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 정황”이라고 밝혔다.

준비단은 아울러 당시 논의 대상이 신약 판매허가가 아닌 임상시험계획 승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녹취에서 “3상 허가? 3상 실험 허가?”, “3상 허가를 빨리 내서 어쨌건 결과를 봐야 될 거 아니냐”고 말했다.

준비단은 “후보자는 치료제의 판매를 허용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임상시험을 통해 결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심사 상황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녹취 어디에도 조건 없는 승인이나 심사기준 완화, 절차 생략을 요구한 내용은 없다”고도 했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