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1년물 0%대로

초저금리로 자금조달 가능

최근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금리가 0%대로 떨어졌다. 일부는 국고채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발행됐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국면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유동성까지 풀어주며 수급을 뒷받침한 덕분이다. 저금리로 수신유치가 어려워진 은행들로서는 한은 덕분에 싸게 자금을 조달해 이자이익을 높일 수 있게 된 셈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이 0%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일 4000억원의 이표채(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을 발행했다. 변동금리 이표채 500억원을 0.67%에, 고정금리 이표채 3500억원은 0.76%로 찍었다. 만기는 모두 1년이다. 이튿날 SC제일은행도 4000억원을 만기 1년, 표면금리 0.85% 채권으로 조달했다.

국민은행의 변동금리 채권 금리는 같은날 국고채 1년물 금리(0.708%)보다 낮다. 시중은행의 은행채가 0% 수준에서 발행되는 건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달 중 IBK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1%를 밑도는 수준에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일차적으론 최근 시장금리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 크다.

국민은행은 변동금리 이표채 금리를 ‘CD시가평가기준수익률(1개월물 민평평균)+ 0.01%’로 기준삼았다. CD1개월물 금리는지난 5월 한달 사이 40bp(1bp=0.01%p) 떨어졌다.

특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한국은행의 기여가 컸다. 한은은 지난 3월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대상에 은행채를 포함했고,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25조60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순발행액(7조9000억원)의 3배를 웃돈다.

은행들은 저금리 국면에서 고객의 수신(예·적금)으로 자금을 끌어오기 여의치 않은 처지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의 조달에도 의지해야 하는 처지다. 당분간 시장환경은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올 2분기 29.6bp 수준인 은행채 크레딧스프레드가 4분기엔 27.0bp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저금리로 단기채권을 찍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건 긍정적”이라며 “AAA등급 은행채에 대한 투자수요는 금리가 내려가도 단단한 편”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