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경제관련분야 강화 필요성
대면 미팅 꺼리는 언택트시대 맞아
SNS회의 등으로 업무 스타일 재편
‘김앤장’ 금융전문가서 경영자 변신
변호사 10명→60명 중견로펌 성장
테크로 서비스 초점…자문 비중 확대
“불황의 시대에 법률시장은 도산, 형사, 인사 문제에 대한 수요가 많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한 ‘언택트 시대’의 전개를 고려하면, 기존에 역점을 두던 기술법과 4차 경제관련법 분야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 로펌 경영자로 옷을 갈아입은 법무법인 린 임진석(55·사법연수원 20기) 대표변호사는 이같이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코로나19 사태의 공통점은 ‘비대면’으로 업무방식이 재편성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파산이나 회생신청을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구조조정이나 임금 삭감은 노동법 문제로 치환된다.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의 시대입니다. 자문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던 과거에는 사무실과 도서실에서 책상 가득한 서류와 법률 서적을 찾아가면서 일했고, 시니어가 되고 나서는 하루 종일 내부회의와 고객 대면미팅이 일상이었죠. 하지만 모바일과 사이버공간을 기초로 하는 4차산업혁명은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 미팅을 중단해야 할 지경이 됐고, 법인 업무가 마비될 것 같은 걱정이 들어 소셜미디어로 회의를 소집했어요.”
임 대표는 원래 국내 1위 로펌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금융 전문가로 활약했다. 그런 그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이 하나 있다. 우리은행이 3800억원을 중국에 대출했는데, 사기로 회수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구조가 복잡한 사건이었어요. 담보 건물을 소유한 회사가 우리나라와 홍콩, 중국, 바베이도스까지 설립돼 있었죠.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중국 사법시스템을 경험하고, 생소한 나라인 바베이도스 변호사들을 만났죠. 결국은 대출금을 거의 다 회수했어요.”
금융 전문 변호사로,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거나 서류로 의견을 내는 일이 주 업무였던 임 대표에게 현장을 발로 뛰었던 이 사례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이도 50이 넘어가고, 조금은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게 사실었고, 꼭 금융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자유로운 영역을 경험하면서 나머지 법조인생을 보내고 싶었어요. 종합병원 전문진료과장이 나와서 의원을 차리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법무법인 린은 중소형 ‘부띠끄 로펌’으로 분류된다. 처음에는 일감이 없어 고전했다. 김앤장 금융전문 변호사로 일할 때야 금융권에서 자문 수요가 꾸준히 있었지만, 린으로 자리를 옮기자 기존 고객 법무팀에서는 굳이 로펌을 바꿀 필요가 있겠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동료들이 대부분 김앤장에서 일하던 변호사들이었기 때문에, 높은 전문성에 비해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지만 아예 이런 점을 내세울 기회가 없었다.
금융 업무만을 하던 임 대표가 다른 일을 해보려 해도, 이미 진입장벽이 있었다. “처음부터 서초동에서 일을 한 변호사들은 오히려 자신만의 고객이 있더라고요. 금융일만 반복하다 보니 재미가 없어서 교통사고, 이혼사건도 좀 해보자고 했는데 현실의 벽이 높았어요. 교통사고 사건을 잘하는 변호사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대형 로펌에 있을 때와 달리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려 고객을 만났다.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막상 나와보니 자유롭기보다 더 힘들게 살게 됐다”며 웃었다.
법무법인 린은 2017년 12월 임 대표가 린 경영을 시작한 이후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다. 10여명에 불과했던 변호사 수도 2년 반만에 60명을 넘겼다. 변호사 수 100명 이상으로 회사를 키우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임 대표의 목표다. 임 변호사는 “아직은 소송업무가 많다”며 “금융 분쟁 사건도 해야 하지만, 자문 비중을 점점 높여 온건한 클라이언트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와 4차산업시기에 대비해 임 대표는 이미 업무 구조를 최적화했다. 로펌 구성원들과는 대면회의를 하지 않고 구글 ‘행아웃’을 사용해 의사결정을 한다. 실제 대화가 필요한 경우도 주로 화상회의를 활용한다. 사무실 모든 구성원에는 노트북을 지급하고, 임 대표는 지정석이 없는 ‘오픈 스페이스’에서 업무를 본다. 오히려 개인 공간은 파트너가 아닌 고용 변호사에게 주어진다. 직급과 업무공간 면적이 비례하는 다른 로펌과는 오히려 반대인 셈이다. 구글 행아웃을 통해 거의 모든 안건이 논의된다.
“모든 파트너들에게 매일 실시간으로 법인의 재정상태를 공개하고 있어요. 수입과 지출이 매일 아침에 공유되고 있죠. 행아웃 토론을 통해 업무, 로펌의 문제, 비전 실현, 동료애 등이 모두 해결되고 고양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임 대표는 비서도 따로 두지 않고 구글캘린더로 일정을 잡는다. 의뢰인과도 모두 휴대전화로 직접 통화한다. 운전기사 없이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작은 조직은 ‘형식을 멀리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여긴다. 임 대표는 “온라인으로 안건을 논의하면 의사표명이 명확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대면이나 구두에 비해 감정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어 격주로 파트너회의나 운영위원회 회의 등 ‘오피스 미팅’을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대형로펌과 중소형 로펌의 업무영역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대형사건은 전문성을 갖춘 수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실질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중·소형 로펌은 또 중소형 신속성과 성실성으로 적절한 규모의 일을 할 수가 있다”면서 “법률서비스 업무를 맡기는 기업 입장에서는 얼마나 그 구성원들이 많은 사건을 다뤘고, 훈련이 돼 있는지, 고객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는지,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지를 두루 따져 로펌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폼잡지 말자’는 게 자신의 철학이라는 임 대표는 금융 중심의 로펌을 종합서비스 법무법인으로 키우고 ‘생존’이 목표라고 이야기한다. “스타트업으로 새 로펌을 만들어서 변변한 합병도 없이 100명 이상의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입니다. 작은 조직은 그만의 장점을 키워야죠. 어느 정도 기반을 닦으면, 젊은 변호사가 다음 대표를 맡게 할 겁니다. 조직을 젊게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해야 미래에 대한 비전도 생기는 거니까요.”
좌영길·서영상 기자, 사진=이상섭 기자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스크린 찢은 ‘댕’ 소리…드뷔시부터 고서방까지, ‘오디세이’ 음악사 [백스테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5/news-p.v1.20260819.fca8484b83c84c22bd209479c7a9a72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