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수익 늘고 부실 줄어도
대손비율 높여 순이익 조절
주주·당국요구 모두 충족해
금주 신한·하나도 실적발표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 ‘돈도 더 벌고, 위험 대비는 더 튼튼히 했다’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에 대한 평가다. 이익과 대손충당금 사이의 절묘한 배분이 돋보였다. 뒤이어 실적을 발표할 다른 금융지주들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981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9911억원)보다 0.9%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평균치는 8501억원이었다.
순익이 줄었지만, 2분기에만 254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1302억원)보다 2배(95.4%) 급증한 규모다. 충당금을 더 쌓았지만, 그렇다고 부실위험이 더 높아진 것도 아니다. KB금융의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8%로 전분기 대비 0.02%p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연체율도 전분기 대비 0.03%p 줄며 0.21%를 기록했다. 덕분에 총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액 비율인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3월 말 0.25%에서 6월 말 0.29%로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충당금은 부실 우려가 사라지면 이익으로 환입될 수 있다.
KB금융이 ‘시범’을 보인만큼 다른 금융그룹 역시 ‘경영성과’와 ‘위험대비’ 사이의 황금비율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부실을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것을 수차례 권고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1분기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대손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반영할 유인이 적었다”며 “대출 연장 시점이 도래하는 하반기 건전성 관리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는 공통적으로 경험했던 이슈이기에 충당금 적립은 KB 사례를 뒤따를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수긍할 수준의 충당금과 동시에 건실한 이익 규모를 동시 달성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금융그룹의 올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 규모는 신한금융이 282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금융(2435억원), 우리금융(1111억원), 하나금융(929억원) 순이다. 달리 표현하면 하나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 등의 순으로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이 큰 셈이다. 하나금융은 중간배당이 변수다. 중간배당을 지난 해보다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을 경우 충당금 적립금액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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