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만에 쌍둥이 태풍
멕시코만 석유시설 위협
재고 충분…영향 적을수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미국 남부에 120년 만에 ‘쌍둥이 허리케인’(마르코·로라)이 발생하면서 원자재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매년 미국 남부를 할퀴는 허리케인은 에너지 가격엔 ‘단골복병’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석유 생산업체들은 허리케인의 길목에 있는 멕시코만 주변 생산 용량의 82%를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24일 멕시코만 인근에서 15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열대성 태풍인 마르코는 이미 이날 오후 루이지애나 해안에 접근했고, 뒤따르는 로라는 26일 중에 미국 남부 해안가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멕시코만 지역은 미국 원유 생산량의 15% 가량을 책임진다. 정유시설은 절반 가까이 몰려 있다. 중동에 이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서는 ‘제2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허리케인 발생으로 해상 유정과 일부 내륙지방 유정의 가동중단이 이뤄져 단기적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은 허리케인 영향권에 진입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거래일 종가보다 0.7% 오른 배럴당 42.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1.8% 오른 배럴당 45.13달러를 기록했다.
9월 인도분 휘발유 선물(RBOB)은 전 거래일보다 6.5% 오른 갤런당 1.367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주 금요일보다 7.2% 오른 100만BTU당 2.624달러를 기록했다.
과거에도 강력한 열대성 태풍이 생겨나면 원자재 시장이 직격탄을 맞곤 했다. 일례로 지난 2017년 8월 말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남부를 때리자 당시 월 중순까지 갤런당 1.6달러 안팎에 머무르던 휘발유 가격은 월말에 1.8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다만 코로나19로 에너지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데다, 에너지 재고도 충분해 원자재 시장 타격은 제한적이거나 단기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쌍둥이 허리케인 발생소식에도 미국 에너지 소매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이미 미국의 원유정유시설 가동률은 8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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