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경심 재판서 ‘법적 권리’ 강조하며 증언거부 전략
법조계 “객관적 실체 밝히는 것 거부…향후 불리할 가능성”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재판이 막바지로 가는 가운데 증인으로 나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증언거부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계에선 증언거부권 행사가 법적 권리지만, 조 전 장관의 증언거부가 실질적으론 정 교수는 물론 조 전 장관 본인에게도 득보다 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8일과 10일 연이어 공판기일을 연다. 증인신문 절차가 아직 남아있지만, 사실상 핵심 증인은 조 전 장관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재판 일정은 10월 29일까지 잡혀 있다. 11월께에는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정 교수 재판에서 검찰의 질문에 300번 넘게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겠다’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 규정은 본인이나 친족이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을 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한다.
조 전 장관의 ‘소송 전략’을 두고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재판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해당 재판부가 가뜩이나 SNS를 통한 조 전 장관의 법정 외 주장에 대해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했던 상황에서, 정작 법정에 와서는 침묵하는 걸 좋아하는 재판부가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 변호사는 “전략적으로라도 사실관계를 특정하는 질문에 대해 최대한 드라이하게 이야기 하고, 예단을 굳힐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검찰의 질문을 지적하면서 답변 거부를 했더라면 신빙성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이 법적 권리라고 강조했지만, 여론전에 이용당하는 재판이란 느낌이 들면 재판부가 좋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딸 조민씨 입시비리 의혹을 수사한 검사들이 관련 자료 출처를 속이고 조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본시장법과 형사법 전문가인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증언거부를 해서 객관적인 실체를 밝히는 걸 거부했기 때문에 본인들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도 인정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명하지 않은 것이 그 자체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소명 기회를 놓친 셈이어서 결국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증인신문 당시 궁극적으로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에 조 전 장관이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캐내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의혹은 정 교수의 관련 혐의는 물론 조 전 장관 자신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등에도 연결돼 있어 적극적으로 해명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조 전 장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또 일가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하드디스크 교체 당시 정 교수가 통화한 사람이 조 전 장관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자산관리인 김경록씨가 1심 유죄를 받은 상황이어서, 정 교수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은 상황이다.
일선의 한 판사는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불이익을 줘선 안 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조 전 장관 본인이 검찰 수사 당시엔 법원에서 적극 소명하겠다고 하고서 정작 법원에서 아무 말 하지 않고 돌아가면 재판부에서 의문점이 남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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