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카카오·언론법학회 공동연구
“정부 나서고, 혐오 처벌법 제정해야”
“북한에 퍼주기만 하는 종북좌빨을 몰아내자” “경제 말아먹은 우좀들 추방하자”.
국가인권위원회가 22일 카카오·한국언론법학회와 함께 진행한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한 일반시민과 전문가 인식조사’(이하 인식조사) 설문 문항 중 일부다. 우리 국민은 정치 성향과 성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혐오 표현을 장애, 성적 지향, 특정 연령층에 대한 혐오 표현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혐오행위를 막고 이를 처벌할 법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인권위원회·카카오·한국언론법학회에 제출된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한 일반시민과 전문가 인식조사’에 따르면 정치 성향에 대한 온라인 노출 경험(1~5점)은 20대가 3.8점, 30~40대가 3.78점, 50~60대가 3.73점으로 나타났다. 2.5~3.3점으로 측정된 인종·민족·국적, 장애, 성적 지향, 특정 연령층에 대한 혐오 표현 노출 경험보다 더 많았다.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조사는 이승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지난 8월 25~31일 전국 20대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성별과 종교에 대한 혐오 표현 노출 경험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성별에 대한 혐오 표현 노출 경험은 20대가 3.88점으로 크게 두드러졌다. 성별 혐오 노출 경험은 30~40대가 3.52점, 50~60대 3.19점이었다. 종교에 대한 혐오 표현 노출 경험은 20대가 3.64점, 30~40대가 3.59점, 50~60대가 3.33점이었다.
특히 장애, 출신지역, 정치 성향, 성별에 대한 혐오 표현 인지 수준은 인종·민족·국적, 종교, 성적 지향 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성적 지향에 대한 혐오 표현보다 장애, 출신지역, 정치 성향 등에 대한 혐오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장애에 대한 혐오 표현 판단(1~7점)은 5.67점으로 가장 높았고, 출신지역은 5.63점, 정치 성향은 5.28점, 성별은 5.22점을 기록했다. 반면 종교는 4.90점, 인종·민족·국적은 4.75점, 성적 지향은 4.81점, 특정 연령층은 4.31점으로 장애, 출신지역, 정치 성향, 성별에 대한 혐오 표현 인지 수준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혐오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역할에 대한 방향성을 법적·정책적으로 제시해줘야 하나, 이 부분에 대한 국가정책적 대응이 미흡하다. 온라인 혐오행위를 처벌할 법적인 장치가 정비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 혐오 표현은 금지한다는 신호를 이용자들에게 전달하고 차별금지법·혐오처벌법 등의 법률을 제정해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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