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오전 1시 1만4000건

응대인력, 한낮의 절반인 9명뿐

취약시간대 인력난으로 10건 중 7건 전화 못받아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지난달 10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보도 난간에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합]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지난달 10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보도 난간에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393(자살예방상담전화)에 전화가 새벽 시간에 몰리는데 정작 근무 인원은 낮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새벽 같은 취약시간대 인원 부족으로 자살 예방 상담 응답 실패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를 겪는 사람이 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1∼8월 자살예방상담전화 통계’에 따르면 하루 중 가장 많은 상담 전화가 걸려온 시간은 오후 11∼익일 오전 1시였다. 오후 11∼12시가 7103건으로 가장 많았고, 0∼오전 1시 사이가 7089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쏟아지는 전화에도 불구하고, 근무 상담원은 9명으로 적어 응대 실패율도 70%대(각각 73·71%)에 이르렀다.

복지부 자살예방상담전화센터는 4조 3교대(오전 7∼오후 4시·오후 2∼오후 10시·오후 10~익일 오전 7시) 근무로 돌아간다. 겹치는 시간대인 오후 2∼4시에는 18명이 투입되는데 정작 취약 시간대인 오후 10시 이후에는 9명만 근무한다. 지난 8개월간 오후 2∼3시에 걸려온 상담전화는 3952건, 오후 3∼4시에는 4302건으로 파악됐다. 근무자가 많다 보니 응대 실패율도 각각 31%와 55%로 크게 낮았다.

자살예방상담전화센터는 비상시 경찰과 소방을 출동시킬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지난해 월평균 약 297건의 출동이 있었는데, 올해는 8개월간 월평균 약 320건으로 약 8%가량 늘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 블루 탓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심한 경우 자살 시도로 이어지고 있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복지부는 “자살예방상담전화 업무 자체가 격무라, 상담사가 자주 바뀌는 등 고충이 적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 의원은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393 단기 인력 확대 등 방안을 내놓았지만, 취약 시간대를 고려한 운영 인력 조정과 근무 환경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감정적 소모가 심한 상담원을 위한 정신과 진료, 심리 상담 지원 방안 역시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