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스쿨존에서 서행하고있다. [헤럴드DB]
차량이 스쿨존에서 서행하고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23일 새벽 1시. 강원도 한 어촌마을을 지나고있다. 네비게이션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음성이 자꾸 나온다. 속도를 30㎞이하로 줄이라는 말이다. 일단 속도를 줄이면서 좌우를 살펴봤다. 학생은 커녕 사람 1명 조차 보이지않는다. 오히려 동네 가로등이 많이 설치되지않아 어둡다. 운전자들 모두 500m 전방에서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다. 네비는 미친듯이(?)가 떠들어 댄다. 단속카메라에 적발되면 과태료에 작살난다. 하지만 스쿨존은 사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운영이 정답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 운영 시간 푯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후 6시만 되도 학생 1명도 보이지않는 경우도 많다. 교통흐름은 정체되고 누구도 생생 달리지 못한다. 학생보호와 교통흐름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운영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학생보호에만 치중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도 홍보가 뒷받침되지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운전자 A씨는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찬성하지만 운영 시간을 알리는 푯말조차 없는 스쿨존 단속 카메라를 믿지못해 서행하고있다고”고 하소연했다. 습관이 무섭다. 심야시간에도 서행한다.

‘스쿨존’은 어린이들을 보호하기위해 최소한 사회적 장치라는데 이견이 없다. 속도 30㎞를 초과하면 단속카메라에 포착된다. 과태료 2배, 벌점 2배다. 이뿐아니다. 민식이법에 따라 전국에서 잇따라 속도감시 카메라가 학교 주변 도로에 속속 설치됐다. 이상하게 스쿨존 일대 도로 불법주차는 스쿨존 설치 이전보다 극성을 부리고있다.

국회 정무위원장 윤관석 의원(국회교통안전포럼 대표, 인천 남동을)이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받은 불법주차 민원 하위 범주인 ‘스쿨존, 어린이보호구역 불법주차 민원 키워드 추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쿨존 내 불법주차 민원 접수 건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쿨존 내 불법주차 민원은 3년간 총 19만9932건으로, 올해 9월까지 접수된 8만8548건은 이미 작년도 접수 건을 넘어섰으며 전년 대비 140%가량 증가했다. 시골이고 관광도시이지만 야간 불법주차 단속은 한번도 보지못했다.

퇴근길에 스쿨존 일대는 교통지옥으로 변한다. 30㎞ 속도 조종 운전은 결코 쉽지않다. 뒤따라오는 차가 신경쓰이고, 딱지로부터 피하는 일도 쉽지않다. 심야시간에도 그냥 달렸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운전자도 많다. 팩트를 모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없는 깜깜한 시간에 거북이 운전을 해본 운전자라면 운영시간을 알리는 푯말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오후 8시이후엔 단속이 안되는데 이를 모르는 국민이 많다. 학생들을 보호하는 스쿨존을 폐지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생이 단 1명도 보이지않는데 심야 공포를 조장하는 감시카메라만 존재감을 과시한다. 심야시간이고 주말이고 스쿨존을 지날때면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스쿨존은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맞지만 동전의 양면이다. 생활민원 중 단연 최고로 꼽힌다. 심야시간 스쿨존은 운전자 입장에서 스트레스 그 자체다. 홍보가 잘못됐다. 운영시간을 알기위해 경찰청에 문의하고 민원을 넣는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에서 김민식(당시 8세) 군이 스쿨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에 치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후 그의 이름을 따서 발의된 법이다. 새 학기 직후인 오는 3월 18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스쿨존에서 운전자가 제한속도 시속 30㎞를 초과하거나 안전 운전 의무를 소홀히 해 13세 미만 어린이를 숨지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상해를 입히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무서운 법이기 하지만 스쿨존 단속 카메라는 운영의 묘미가 없다. 어디에도 명확한 단속시간이 없다. ICT 융복합기술로 신호를 조작하는 세상에 살고있는 운전자들은 구석기시대 카메라 운영 방식에도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네비게이션 업체에서 오후 8시 이후에 안내멘트를 없애도록 하는 방법도 한 방법이다. 운영방식 묘미는 분명 있지만 그게 안된다. 한숨만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