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제안 감사선임 가능성 11.4배↑…중소기업 피해 더 클 것”
“다중대표소송제 영향 1101곳…지주사 소송리스크 7.8배 증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감독감독법) 중 상법 개정안이 헤지펀드의 공격을 쉽게 만들어 “전월세 대란 수준의 심각한 기업 경영권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연 ‘기업규제법 도입에 따른 문제점 및 합리적 대안’ 설명회에서 “정부가 지주회사 전환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번 상법 개정안으로 지주회사가 가장 공격 받기 쉬운 위험한 상태로 분석됐다. 소수주주권을 보호하려다가 헤지펀드만 살판 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도출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부의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중 최소 1인에 대한 분리선출 의무 부과 ▷감사위원 선임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3% 제한(합산 3%룰)을 골자로 한다.
상장협은 이번 개정안의 영향을 받는 회사가 총 2000여개 상장사 중 최대 510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 회사 가운데 지분구조상 헤지펀드 등 외부 주주가 제안한 감사위원이 선임되는 경우는 현행 최대 26개사(5%)에서 최대 297개사(58%)로 11.4배 급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합산 3%룰을 합산 6%룰 또는 개별 3%룰로 완화하더라도 증가율은 각각 10.6배(276개사), 4.6배(120개사)로 높다고 봤다.
문제는 이로 인해 단기차익만을 노리는 헤지펀드의 ‘치고 빠지기’식 경영간섭·기술탈취가 급증할 가능성이다. 이 본부장은 “이들 회사는 헤지펀드의 심각한 공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별도의 견제장치가 없는 헤지펀드는 인위적 지분 쪼개기를 통해 3%룰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만약 엘리엇이 다시 현대차에 중국 경쟁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한다면, 현대차의 의결권이 3%에 불과해 (경영권)방어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3% 이상 주주는 모두 경영권을 공격할 수 있는 위험대상이 돼,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고 경영권 대비에만 신경쓰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지주회사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3%룰을 수정해야 한다. 시가총액이 작아 집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감사선임시 개별 3%룰을 적용해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회사의 1%(상장사 0.01%)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대해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장협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으로 영향을 받는 기업이 1101개사라고 본다.
이 본부장은 “다중대표소송제를 법제화한 일본은 100% 자회사인 경우, 자회사가 모회사 자산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회사일 경우에 한해 소송을 인정한다”며 “우리나라는 그냥 소송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고 지주회사의 경우 그 리스크가 7.8배로 늘어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남소 방지책을 마련하고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장협은 또한 소수주주권 행사요건 완화로 인한 영향을 전 상장사가 받게 된다며 악용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상장사는 지분 3% 이상을 갖고 있으면 6개월의 보유 요건 없이 곧바로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며 “미국처럼 1년 이상 보유하도록 하고 주주제안 시기도 주총 6주 전에서 3개월 전으로 늘려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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