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실 활용 전세형 주택 통해 3만9100가구 공급 계획
기존 공공임대 공급 후 남은 물량을 전세형으로 전환
시장선 “내달 전세 전환돼 공급될 물량, 많지 않을 것”
서울 계획 4900가구 중 4000가구 기존대로 입주자 모집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최근 ‘11·19 전세 대책’에서 ‘공공 임대 공실 활용 전세형(공공 전세)’을 통해 3만91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서울 등에서 이같은 공실 재활용 전세로 공급되는 최종 물량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공공임대 기준에 따라 공급한 뒤 남은 물량을 전세형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내달 전세로 전환돼 무주택자에게 공급될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공실 재활용 전세 주택은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공급하기로 한 전세 위주의 공공임대 총 11만4100가구 중 34.2%를 차지하고 있어, 실제 공급 물량이 대거 줄어들 경우 ‘보여주기식 대책’ 발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전세대책을 발표하면서 3개월 이상 비어 있는 공공임대 3만9093가구(수도권 1만5652가구)를 전세로 전환해 무주택자라면 소득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실 전세형 주택의 실제 공급 규모는 다음달 말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전세대책을 내면서 “공실 상태인 임대를 기존 방식대로 최대한 공급한 뒤 남는 물량을 12월 전량 전세로 전환하고 소득기준까지 없애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에는 ‘공급 점검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공공 전세의 준비 기간을 대폭 단축해 12월 중 모집하겠다고 했다.
기존 방식(영구·국민·행복임대 등)의 공공임대 기준으로 공급한 뒤 남은 물량을 전세형으로 전환하는 공실 전세형 주택의 공급 물량은 기존 임대 공급 결과에 따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전세대책 물량을 높이기 위해 기존 방식으로 소화 가능한 공실 물량을 대책 물량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서울 내 공실 전세 물량도 남는 물량이 거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3만9100가구 중 서울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4900가구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4000가구는 정부의 전세대책이 아니더라도 세입자를 찾아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서울 공가 임대 4900가구 중 SH가 보유한 물량은 4000가구 정도로 기존 방식대로 추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입주자를 선정하게 되면 공가로 남는 물량은 거의 없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실 임대는 영구임대와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아파트형이 많고 강남구와 송파구 등 서울 도심에도 많아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11·19 전세대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서 정부의 공공임대 공실 재활용 등에 대해 “현재 전세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수요층의 요구에 적합한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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