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환노위 법안소위 분기점, 국회 통과가능성 낮아

“노조법 개정 밀어붙이기 보다 추가대화 통해 풀어가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해고자·실업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노조법 개정안에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반대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연내 비준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한 노조법 개정과 협약 비준을 ‘투트랙’으로 추진해 왔는데 노조법이 국회에서 발목잡힐 경우 ILO 협약 비준도 덩달아 물건너가게 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사당 전경 [헤럴드DB]
국회의사당 전경 [헤럴드DB]

2일 고용노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3일부터 이틀간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려 노조법·탄력근로· 전국민고용보험 등 이른바 ‘3대 노동법’에 대한 법안심사에 돌입한다. 이 자리에서 노조법 개정안이 논의에 붙여져야 법개정안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현 상황에서 탄력근로를 확대하는 근로기준법과 특고 직종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에 밀려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주52 시간제를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것과 직결된 탄력근로 확대나 특고 등 노동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 차원의 전국민고용보험 도입에 비해 노조법 개정이 민생법안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다 노사 모두 반대하고 있어 논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3~4일 열리는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노조법 개정안이 1회독 절차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연내 법안통과가 사실상 어렵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부 발의로 국회에 올라간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노동계는 ‘개악’이라며 반대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벌인데 이어 한국노총은 청와대 앞 ‘노조법 개악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 이어 이달 1일부터는 국회앞 1인 시위와 천막농성 투쟁에 돌입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법 개정안은 ▷해고자·실업자 등의 노조가입 허용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 ▷종업원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여부를 단체협약으로 결정 ▷생산 주요시설에서의 쟁의행위 금지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노사관계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돼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해고자·실직자의 사업장 출입 원칙적 금지, 파업시 사업장 점거 금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현행 유지,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신설 등 기업방어권 보완을 요구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국민고용보험 시대를 열기 위해 특고 일부 직종의 고용보험의무 가입 등을 추진하는 전국민고용보험 개정안과 탄력근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이번 회기에서 처리하고 노조법 개정은 다음 회기에 분리처리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노조법 개정은 강제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추가적인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할 것”이라며 “장기분쟁으로 경영에 타격을 주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들이 시장위험 확대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현행 대체근로 전면금지 규정을 합리적 범위에서 변경·개선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