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900억원 대출 만기 연장 가닥

외국계 은행 1000억원 상환 불투명

부채비율 1627%…유동성 위기 심화

“신규 투자자 찾기가 유일한 돌파구”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연합]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쌍용자동차가 다시 유동성 위기로 벼랑끝에 섰다. 대출금 상환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올해 4분기마저 감사의견이 거절될 경우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금명간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 규모의 쌍용차 대출 만기 연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산은 측은 아직 연장 여부를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관련 산업의 연쇄 충격 등 후폭풍을 고려해 한 차례 더 연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쌍용차가 무너질 결우 부품협력사를 포함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산은의 대출금과 별개로 우리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150억원은 아직 만기가 남아있다. 지난 7월 연장해준 차입금이다. 이 역시 연내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쌍용차엔 또 다른 부담이다.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쌍용차는 2000억원 정도의 지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이 요구된다는 점은 변함없다.

더 큰 문제는 외국계 은행의 대출 만기 여부다. 쌍용차는 지난 14일 기준 600억원 규모의 대출금 연체를 해결하지 못했다. JP모건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300억원 등이다.

이들 외국계 은행은 공통적으로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보증으로 자금을 내줬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쌍용차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며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외국계 은행의 자금 회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쌍용차는 이들의 만기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마리는 외국계 은행이 쥐고 있다. 새로운 투자자가 이를 감당하지 않는다면 부담을 지면서까지 차입금을 연체할 이유가 없다.

대출 만기 연장 이후에도 ‘산 넘어 산’이다.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쌍용차의 누적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24% 감소한 2조620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090억원, 3048억원이었다.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률은 약 90%, 부채비율은 1627%에 달한다.

판매는 10월 1만197대에서 4개월 만에 1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11월 1만1859대로 월별 최고실적을 달성했지만, 경영난을 타개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추가로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마련도 쉽지 않다.

결국 쌍용차 입장에선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차입금 상환은 물론 최종 부도처리까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이 사안이 여전히 논의 중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다른 투자자의 참여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진행 중이던) 협의가 무산된 것은 아니며 투자자와 여전히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은행과 만기 연장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궁극적으로 회사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 협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