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리틀 베를린’으로 불리는 뫼들라로이트의 분단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독일 중동부에 위치한 뫼들라로이트는 튀링게주와 바이에른주의 경계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은 2차 대전 이후 냉전의 상징인 동ㆍ서독 분단과 함께 마을이 두동강났다. 베를린이 도시 분단이라면 뫼들라로이트는 마을 분단으로 ‘리틀 베를린’으로 불리는 이유다.
베를린 장벽 붕괴 사반세기를 맞는 올해도 역시 뫼들라로이트는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아주 작은 독일 마을의 분단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분단 ‘트라우마’ 여전 =뫼들라로이트에는 통독이후 유일 분단국인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관광객 6만5000명이상이 다녀갔다. 냉전의 유산을 보기 위해서다.
뫼들라로이트에는 길이 800mㆍ높이3m의 장벽과 감시탑과 철조망 등 동서분단의 유산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밀려드는 관광객이 반갑지 않다. 뫼들라로이트의 한 여성주민은 “매년 카메라팀이 와서 똑같은 질문을 한다”며 “일정 시점이 되면 주민들은 더이상 그것(분단)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 항상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다”고 난색을 표했다. 극좌파인 링케당의 지역의회 의장 디터 레베라인도 “지역사회 입장에서 짜증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뫼들라로이트는 기본적으로 농업중심사회로. 수천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주민들을 위한 선술집 펍 한군데를 빼고는 호텔이나 기념품 가게, 심지어 학생들을 위한 사탕가게 한 곳도 없다.
일각에서는 “유산을 없애버리자”고 제안하기도 하지만, “박물관과 기념관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이 제안은 주민을 분열시키고 정치적 논란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주민 격차도 ‘리틀 베를린’= 뫼들라로이트의 분단은 냉전시대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통독 이후 국경순찰과 감시견, 비밀경찰은 사라졌지만, 동서 주민들은 시장(市長)을 따로 두고 있고, 어법이나 지역 전화번호, 차량등록판 지역분류도 다르다.
바이에른 진영의 한 중년 호텔 직원은 “젊은이들 조차 아직까지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며 “말하는 것만 봐도 출신지를 바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의 격차는 더 크다. 뫼들라로이트는 튀링게주와 바이에른주로 나뉘어 있는데 바에이른주는 독일 전체에서 가장 부유한 주다.
실업률만 봐도 바이에른주는 4% 수준이지만 튀링게주는 그 두배에 달한다. 또 1989년이래 튀링게주 인구는 50만명 줄었지만, 바이에른은 140만명 증가했다.
정치성향은 극과극이다. 바이에른주는 지난 60년동안 보수당을 재선시킨 반면 튀링게주는 지난달 선거에서 동독 사회주의자 계승 정당 출신의 주지사를 뽑았다.
서(西)뫼들라로이트 시장인 클라우스 그륀츠너는 “평등화 과정은 재통합 때보다 훨씬 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지역격차 봉합이 쉽지 않음을 나타냈다.
퇴역 농부인 마린 메그너는 “25년 전 동독 평화봉기의 모토는 ‘우리는 한 마을 주민이고, 하나의 국민’이었지만, 이 문구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 그저 희망으로 느껴진다”고 허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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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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