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법상 교육청 등록된 대안교육기관 지원 제외”

시의회 “교육청 예산 없어…시가 계속 지원해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의회 제공]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의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런’ 등 자신이 공약으로 내건 교육사업은 적극 지원하면서 시의회의 대안교육 관련 조례는 거부하고 있다며 ‘이중 잣대’라고 21일 비판했다. 시는 관련 법이 이달 시행됨에 따라 조례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 재의를 요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이 최근 ‘서울시 대안교육기관 지원조례’ 개정안을 재의 요구한 것에 대해 “법령 제정 취지인 실질적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권 보호 등의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의회는 지난달 22일 서울시교육감 소관의 등록제 대안교육기관을 서울시장이 지원할 수 있는 근거인 서울시 대안교육기관 지원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이 매년 대안교육기관 지원계획을 수립하거나 시행할 때 교육감과 의무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시는 이와 관련 대안교육기관 관련 사무는 교육감 소관이라며 법률상 시가 재정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면서 이달 10일 재의를 요구했다.

이에 시의회는 시의 재의 요구가 교육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시는 2019년 학교 밖 청소년 등을 포함한 모든 청소년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서울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에 신고한 대안교육기관에는 급식비, 프로그램 운영비, 교사 인건비 등을 시가 지원한다. 시는 지난해 이에 따라 58개 대안교육기관에 약 81억원을 지원했다.

시는 이달 13일 시행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삼고 있다. 법률상으로는 교육청에 등록한 기관을 교육청이 지원하도록 했으나, 조례는 서울시에 신고한 대안교육기관을 서울시가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는 시에 신고한 대안교육기관 중 교육청에 등록한 대안교육기관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시에 신고 상태를 유지하는 대안교육기관만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의회는 교육청이 대안교육기관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상 근거가 없고, 예산 부족으로 교육청이 올해 대안교육기관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다며 시의 진정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한 시의회는 조례 개정안을 통해 시가 교육청에 예산을 지원해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서울시가 대안교육기관을 지원하지 않으면 대안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의 교육권은 심각하게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시가 지원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대안교육 현장에서는 교육청 등록을 미루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면서 “시 결정에 따른 대안교육기관의 교육청 등록 기피 현상은 법령 취지를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 시장 핵심 공약사업인 ‘서울런’을 언급했다.

서울런은 오 시장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개설한 온라인 인터넷 강의 플랫폼이다.

김 의장은 “서울런 사업이나 대안교육기관 지원 사업 모두 교육감의 사무”라면서 “그런데 서울런 사업은 시장이 나서서 적극 추진하고 대안교육기관 지원은 중단한 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는 법상 지원 근거가 없는데 시장이 조례를 제정해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유치원은 교육청에 등록을 하고 유치원 지원 업무는 교육청과 교육부가 한다. 어린이집은 자치구에 등록하고 자치구와 여성가족부가 지원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교육기관이 정부기관에 등록하면 해당 정부기관이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