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최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관련 좌담회
“주주소대표소송 없애려면 스튜어드십코드 사라져야”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주체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로 일원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수책위 주도 주주대표소송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로 7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대표소송, 바람직한가’ 좌담회에 참석한 최 전 이사장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경제단체 등에서 수책위 중심 대표소송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를 하는 가운데 이와 관련 최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하면 안될 뿐 아니라 스튜어드십코드 자체를 하면 안된다”며 “설사 대표소송을 하더라도 이는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진행돼야 하고 정부에서 (구성원을) 임명하고 소집하는 위원회에서 하면 안 된다. 현재 추진안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집사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듯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영국에서 도입된 이후 현재 캐나다, 일본 등 11개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블랙록, BNP파리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코드 전담 조직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 전 이사장은 좌담회 내내 “주주대표소송을 없애는 방법은 스튜어드십코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처럼 정부 주도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금제도 운용과 기금 운용을 분리하는 해외 사례를 들며 최 전 이사장은 “수책위는 공무원이 대리인을 통해 기금운용을 하는 것”이라며 “기금운용을 공무원이 하는 나라는 없다. 전문성도 능력도 없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에 관해 정부의 역할은 선수가 아니라 심판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을 올리는 고유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영 전문성도 없고 좋은 의도도 없이 주주대표소송을 전담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도 국민연금의 대표소송이 연기금, 기업, 국민 모두에게 해가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소송에서 질 경우 장기간에 걸친 소송비용으로 기금의 주인인 국민만 피해자가 된다”며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소송 자체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주가가 떨어져 기업, 연기금 모두 손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을 기업인을 혼내고 벌주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대표소송을 통한 기업 경영 개입보다는 지속가능한 기금 운영을 위한 제도 개혁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이 기업을 감시규제하는데 걸림돌이 되어 왔던 제도들을 꾸준히 제거해 왔고 대표소송 제기는 이러한 기업 지배의 최종 마무리 단계”라며 “수책위의 결정으로 실제 소송이 이루어진다면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상장사를 통제하는 무소불위의 기구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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