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소아 접종 확대안’ 놓고

대면수업 감안땐 사실상 강제 우려

전문가 “실익 적다”…학부모도 반발

오는 31일부터 5~11세 소아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코로나19 백신 기초접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방역당국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 소아에게는 접종을 적극 권장하면서, 일반 소아는 자율적으로 결정해달라 당부했다. 그러나 부스터샷까지 완료하고도 돌파감염이 속출하는 등 ‘백신회의론’이 커진 와중에 접종을 확대하는 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도 “기대이익 적다”는데…=5~11세 접종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의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소아·청소년 감염 현황과 대책’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시기를 고려했을 때 백신 접종으로 기대되는 이익이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본격적인 접종은 4월 초·중순이 될텐데 사실상 오미크론 유행 정점이 지나고 2주 지난 시기”라며 “2차 접종 완료는 5월일텐데, 이미 대규모 유행이 지나가면서 전체 아이들 중 40~50%는 확진으로 넘어갈 것이 예상된다. 그 이후 감염될 인구집단 자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은화 서울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 역시 “상당히 많은 소아가 오미크론에 감염되면서 접종 시기로 잡은 31일 이후는 오히려 면역력이 높은 상태”라며 “백신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자가검진 전철 밟을 것” 반발 심화=학부모들은 회의론을 넘어 반발까지 할 정도다. 방역 당국은 소아 접종은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1학기부터 전면 등교수업을 시행하는 학교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강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교육 당국이 전면 등교수업을 내세우면서 학생들에게 주 2회 실시하게 했던 자가검진의 학습효과에서 비롯됐다. 자가검진에 대해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강제가 아닌 권고로 바꿨지만, 현황은 강제나 다름 없다는게 학부모들의 전언이다.

두 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학기가 시작하고 나니 학교에서는 월, 수요일에, 유치원에서는 화, 목요일에 자가검사를 하라며 한 달치 스케쥴을 짜서 보내주더라”며 “이렇게까지 하는데 자가검진을 안 할 수 있겠냐. 증상도 없는 애들 붙들고 주 4일을 자가검진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백신보다 치료제·시스템 확보 한 목소리=거리두기 완화, 재택치료 등으로 방역기조를 바꾼 이상 백신 의존보다 치료제와 시스템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백신도 포기할 수 없는 정책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대응 자원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지역에 있는 병원들은 공중보건의라도 파견해달라 할 정도로 인력난이 심하다. 소아 코로나 환자는 전담병원과 1, 2차 병원에서 적극 치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치료제로는 팍스로비드에 이어 라게브리오가 긴급승인을 받았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60대 이상 등 일부로 투약 대상이 한정됐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치료제, 종근당의 나파벨탄,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등이 임상 3상 중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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