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순변사”…검찰이 재수사
살인·보험사기 미수혐의 등 특정
‘가평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여)와 조현수(30)가 공개수배 17일 만에 검거된 가운데, 이 사건을 내사종결한 경찰에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결국 이은해와 조현수를 잡은 공로는 검찰에게 돌아갔다. 이번 사건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반대 여론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경찰은 2019년 6월 이은해와 조현수가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피해자 윤모(당시 39세) 씨를 뛰어내리게 해 숨지게 한 것에 대해 단순변사로 결론을 내고 같은 해 10월 내사종결했다.
이후 한 지상파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 살인혐의와 보험사기 미수 혐의를 특정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13일 검찰 조사를 받은 이은해와 조현수는 다음날부터 잠적했고, 검찰은 지난달 30일 두 사람을 공개수배, 이달 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했다. 이에 경찰 초동 수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보험사기의 경우 혐의를 입증하기 매우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결론만 놓고 보면, 사설 방송에서도 잡아 낸 의혹을 경찰이 놓쳤다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물론 내사종결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권자인 검찰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시 경찰의 내사종결 처리를 지휘했던 안미현 전주지검(당시 의정부지검) 검사는 이은해·조현수의 검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과론적으로는 이번 사건을 재수사해 진실을 밝히는 데 검찰의 공의 큰 만큼, 검수완박 반대 여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 검사는 “계곡 살인사건은 검사에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퇴 전 인천지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로 실체 진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전한 것 역시 검수완박을 염두한 ‘액션’이었다는 평가다. 김 총장은 검수완박을 반대하며, 17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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