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의 ‘피봇 투 아시아(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권력의 중심축을 이동하는 것)’ 정책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견제에도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앞으로 가장 큰 과제로 간주하는 중국으로 시선을 전환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방한·방일 일정을 소화하면서 ‘피봇 투 아시아’ 정책을 전보다 더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추진해오던 ‘피봇 투 아시아’ 정책이 지난 몇 년간 중동 국가와 미국 간 갈등으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분주해졌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모든 신경이 우크라이나로만 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늘렸기 때문에 미국이 아시아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미 국방부 관리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로 유럽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정치·경제적 유대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굴복하려 하는 중국도 ‘피봇 투 아시아’ 정책의 가속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중국-대만 간 갈등 고조, 홍콩 내 민주주의 탄압과 신장 위구르 지역 내 인권 유린 사태 등이 미국을 자극할만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피봇 투 아시아’ 정책은 단기적으로 진전이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다른 국가에서 분쟁이나 갈등이 촉발된다면 ‘피봇 투 아시아’ 전략을 향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무산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바이든 행정부가 여태 중국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국 외교관은 블룸버그통신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유럽 민주 공동체’를 강화한다면 중국과 관계를 놓고 미국과 유럽이 분열할 수도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또 다른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분명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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