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뒤늦게 오픈뱅킹에 참여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한 뒤 2년6개월 만이다.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예측 못하는 보험사들의 단면이 오픈뱅킹 참여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말 오픈뱅킹 참여를 목표로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생명보험사에는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와 중소형 보험사 5곳이 포함돼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분담금에 대한 논의와 인프라 구축이 마무리되는 대로 오픈뱅킹에 참여할 계획이다.

오픈뱅킹은 금융소비자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 당국은 오픈뱅킹 출시를 알리며 “디지털 금융혁신이 촉발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의 기대와 달리 오픈뱅킹 시스템에 참여하는 금융사 중 보험사는 전무하다. 보험사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보니 금융위가 보험사들의 오픈뱅킹 참여를 2022년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금융결제원은 3월과 5월 두 차례 설명회를 열어 보험사 설득에 나섰다. 보험사들이 오픈뱅킹에 무관심했던 이유는 타 금융기관 및 핀테크기업에 고객 및 보험정보를 내놓으면 보험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오픈뱅킹을 통해 보험료를 납입받을 경우 기존 은행망 이용 시 지급했던 수수료(300원)의 10분의 1만(30원) 지급해도 된다는 유인에도 보험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보험사들의 디지털 플랫폼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것도 또 보험사가 오픈뱅킹 참여에 미적거린 또 다른 이유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뒤늦게 디지털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디지털 상황이 바뀌면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금융 당국이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을 천명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도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보험업계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이다. 손재희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보험업계로서는 오픈뱅킹 시스템을 재결합·활용해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보험사들의 뒤늦은 오픈뱅킹 참여는 금리 인상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보험사들의 위기 상황과 오버랩된다. 일부 보험사는 지난 2019년 금리인하 때 증권 분류 방식을 통해 크게 이익을 봤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대비하지 못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이득은 독으로 되돌아왔다. 이들은 금융 당+국의 조치만 기다리고 있다. 불과 몇년 후에 대한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보험회사는 보수적이다. 신 사업 참여에도 타 기관들의 상황을 보고 뒤 따라가는 속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디지털로 중무장한 보험사들이 하나둘 씩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 밖에 없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기존 보험사들에게는 더 큰 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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