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서울시장·민주 경기지사, 차기 주자 반열에
오세훈, 재선→사퇴→낙선→4선
정치인생 큰 파도 굴곡의 드라마
“‘글로벌 톱5’ 도시 서울 만든다”
김동연, 대선주자 양보→도지사
피말리는 접전 드라마 같은 승리
“민주당 변화의 씨앗 역할 할 것”
최초 4선 서울시장, 개표 막판까지 알 수 없었던 초접전 끝 신승,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의 요약이다. 최초의 기록, 그리고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는 오세훈, 김동연 두 사람을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서울시 최초 4선 시장이 됐다. 16년 전인 2006년 서울시장에 처음 당선된 오 당선인은 2010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8월 학교 무상급식 투표가 무산되자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과 2020년 21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거듭 낙선하며 그의 정치인생에 큰 파도를 맞았다. 하지만 보수정치인으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으로 지난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 10년 만에 서울시장으로 복귀하면서 다시 몸값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에 4선에까지 성공하면서, 이제 국민의힘 내에서도 손꼽히는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국민의힘에 어려운 곳으로 꼽혔던 서울에서 두 번 연속 큰 표차로 승리한 것도 오 당선인의 대권가도를 밝게 하고 있다. 오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70%대 득표율을 기록한 강남구와 서초구를 비롯 모든 25개 자치구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을 달성했다. 특히 서울시 25개 구청장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얻은 표보다 서울시장선거에서 오 당선인이 얻은 표가 훨씬 많은 점은, 차기 대권주자로 인물 경쟁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오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차기 대권에 대한 질문에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며 일단 몸을 낮췄다. 하지만 “서울시장의 업무가 대통령직에 비해 책임과 의무가 가볍지 않다”며 “지난 10년간 정체, 퇴보한 서울시를 바로잡고 다시 뛰게 해 글로벌 톱 5 도시를 만들겠다”고 더 큰 도약의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청계천 복원 등 업적을 바탕으로 서울시장이 대권주자로 발전했던 과거 사례처럼 오 당선인 역시 ‘글로벌 톱 5’ 도시를 만들어 대권을 향한 확실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선거기간 야당에서 “오 후보 생각은 오로지 5년 뒤 대권에만 가 있다”거나 “특정 정치인과 겨루는 걸 염두에 두는 것 같다”고 비판했던 것도 역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오 당선인의 가치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민주당에서 잠재적인 차기 대권 후보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막판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양보하기 전까지 스스로 창당한 새로운물결의 주자로 대선을 경험했던 김동연 당선인은, 이번 당선을 바탕으로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 몇 안 되는 ‘승리’ 경험을 가진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민주당에도 김 당선인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수도권과 충청, 강원, 영남 등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내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에게 승리를 안겨준 인물이 김 당선인이기 때문이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민주당 내 주축세력들과 다른 색을 내는 것도 차기 대권주자로 김 당선인의 장점이다. 실제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던 경제와 부동산 실정에 대해 반성과 쇄신의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기도 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도 민감한 정치 이슈에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선명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당권을 잡을 공산이 큰 이재명 의원과 달리 민주당에 절실한 ‘중도 확장성’이 큰 인물이다. 김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인터뷰에서 “도민과 국민께서 민주당 변화를 위한 씨앗을, 또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것 같다”며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또 그 씨앗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를 넘어 민주당의 체질 변화를 이끄는 정치인으로 역활을 스스로 자각하고 강조한 것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행정고시에 합격, 오랜 기간 관료로 일해온 점도 차별화된 대권주자로 김 당선인의 장점이다. 김 당선인은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청계천 판자촌에서 자란 ‘흙수저’ 출신으로, 덕수상고를 다니다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했고 이후 다시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다.
김 당선인의 차기 대권을 향한 발걸음도 당권 도전이라는 기존 정치문법과는 거리를 둘 전망이다. 실제 김 당선인은 선거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에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전당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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