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선 압승 ‘후광’에…법사위 협상 포문
지도부 총사퇴 민주는 ‘잠잠’…기류 변화도
장관후보자 청문회 ‘패싱’은 여야 모두 부담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6·1 지방선거로 휴전상태였던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거 직후 당내 상황에 따라 협상 양상도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벌써 ‘압승’에 고무된 국민의힘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여당 몫으로 가져오기 위해 군불 지피기에 나선 가운데, 지도부 총사퇴로 리더십 공백 상황이 된 민주당이 그간의 강경 노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거 직후 원구성 협상의 포문은 국민의힘이 열어젖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두 자리 모두를 민주당이 차지할 수는 없다. 여야 협치를 위해선 1년 전 민주당이 약속한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선 압승을 후광으로 원구성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협조 여부를 고리로 민주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주기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 후 원구성 협상 전략에 대한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대선 직후부터 민주당을 이끌어 온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고, 당은 당장 새 비대위 구성과 정기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에 휘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다.
다만 기류 변화는 감지됐다. 비대위원이던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지방선거에서 생각보다 더 많이 진 것은 민심이 반영된 것인데, 이 민심이 협상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강경 일변도로 유지해 온 법사위 사수 방침을 유지할 명분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
앞서 여야는 지난해 7월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패배로 야당이 된 민주당이 정부 견제론을 꺼내며 법사위원장 사수를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입법폭주로 규정하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29일 국회 전반기 임기가 종료됐지만 현재까지도 의미있는 원구성 협상에 이르지 못해 국회는 공백 사태로 공전 중이다.
국회 공백 상황이 길어질수록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정상 개최가 불발될 가능성도 크다.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청안은 지난달 30일, 김 후보자에 대한 요청안은 31일 각각 국회에 제출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회는 요청안을 받은 날부터 20일 내 청문을 마치도록 돼 있고, 이후 대통령은 10일이 지나면 장관 임명을 할 수 있다.
원구성 실패로 인사청문회가 ‘패싱’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부담이다. 특히 줄곧 정권 견제론을 주장해 온 민주당으로서는 야당 역할론과 정권 발목잡기 프레임 사이에 갇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정무적 역할을 발휘해야 할 때인데, 지도부 공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동안 강경 의견을 보여왔던 의원 개개인들의 의견으로 법사위 사수라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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