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세월호·가습기살균제 조사 결과 발표

침몰 원인에 “증거 불충분해 한 가지 결론 어려워”

“정부·기업, 가습기살균제 안전성 검사 부실”

양 참사에 국가적 추모사업 지원 권고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에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위원들이 간담회에 앞서 일동 묵념하고 있다. 김영철 기자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에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위원들이 간담회에 앞서 일동 묵념하고 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조사 활동 종료를 하루 앞둔 가운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외부 영향으로 인한 ‘외력설’과 선체 내부 결함으로 인한 ‘내인설’을 모두 가능성으로 두는 등 뚜렷한 참사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선 정부와 기업의 안전 관리가 부실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9일 사참위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 결과와 20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사참위는 “정확한 진상규명, 온전한 치유, 안전한 나라 건설이라는 책무를 다 하기 위해 묵묵히 걸어왔다”며 “임기는 내일로 종료되지만, 의결된 내용을 바탕으로 남은 최대 3개월간 사무처를 중심으로 종합 보고서를 가다듬고 그 내용을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참위는 지난 2018년 12월 11일 조사 개시를 의결한 후 52건의 직권 사건과 25건의 피해자 신청 사건을 조사해 왔다. 지난 2020년 12월 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총 3년 6개월 동안 양 참사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외력설로 인한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지었다. 문호승 사참위 위원장은 “외력으로 인한 세월호 침몰에 대한 가능성을 부정할 순 없으나, 이것으로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로 확보한 증거들을 보면 침몰 원인을 규정할 명확한 증거는 발견 되지 않았다”며 “증거가 불충분하기에 무리해서 한 가지로 결론을 내리는 것 자체가 물의를 빚는다고 생각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 점에 대해선 한계가 있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에서 문호승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에서 문호승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선 ▷최초 개발 경위 ▷기업 제조 과정 ▷정부 안전성 검토와 안전 관리 ▷피해 질환 범위 확대 ▷피해 지원 체계 ▷구제 지연 및 피해자 사찰 등의 책임성 여부 ▷안전 관리 대책 등을 조사했다.

사참위는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화학 물질에 대해 부실하게 관리하는 등 위해성을 감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소비자원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안전관리와 위해 감시활동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제조 기업들이 제품의 위해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전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옥시RB LG생활건강 등 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 개발 과정에서 흡입독성 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대형 마트에서 가습기살균제 구매 내역을 입수해 제품 성분과 질환 간 유의한 상대 위험도도 파악했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피해구제법을 개정해 피해 질환의 범위를 넓히고 인과관계 추정 요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침몰 원인 ▷해경의 구조 실태 ▷정보기관의 피해자 사찰 ▷세월호특조위 활동에 대한 청와대 등 개입 여부 ▷현장 피해 지원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혐오 표현 ▷관련 안전 대책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세월호 선체 거동을 추가로 확인했고, 구조 과정에서 해경의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사참위는 밝혔다. 나아가 정보기관을 통해 참사 피해자 등에 대한 사찰을 확인, 진상규명 여론을 억누르기 위한 조작 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가 끝나기 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이 전원 인사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가 끝나기 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이 전원 인사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사참위는 양 참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개 주요 권고안을 마련했다. 사참위는 “각 권고에 대해 국가 기관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권고 내용을 이행해야 하며 권고를 받은 기관은 이행 내역과 불이행 사유를 매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며 “국회는 이행내역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국가기관 등에 개선을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두 참사에 대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사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공통으로 실었다. 나아가 중대재난조사위원회를 설립해 가습기 참사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중대 재난의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자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끝으로 문호승 사참위 위원장은 “사참위가 이루고자 했던 생명 중시, 인간 존중이라는 가치를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