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청년 정치인들, 정진석 비판 동참
김용태 “의심 자초하고 분란 만들 뿐”
신인규 “나이로 무시하는 꼰대 의식”
당원도 ‘鄭 꼰대’ vs ‘李 사퇴’ 갑론을박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청년 당대표’와 ‘5선 중진 의원’ 간 당 주도권 다툼이 당내 세대 갈등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연일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내 2030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정 부의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정 부의장을 ‘꼰대’라고 비판하는 글과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9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갈등 사안 자체는 세대를 가릴 게 없는 문제이지만 세대갈등 구도로 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 부의장의 ‘내가 어른이니까 일단 들어라’라는 접근 방식이 젊은 층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를 상대로 ‘권한이나 지위보다는 연륜과 경력이 위’라는 식으로 깔아뭉개는 정 부의장의 행태에 대한 비판들이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 주를 이루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부의장은 지난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원회 신설 방침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전날에는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며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정 부의장을 겨냥한 ‘육모 방망이’ 사진을 올리고 충남 공천 문제를 언급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냐”며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해오면서 이 길 가는 건 그래도 정치 한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흘째 이어지는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설전에 당내 청년 정치인들은 정 부의장 비판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선배 중진께서 당 지도부의 올바른 행보를 위해 충고 목소리를 내는 건 당연한 일이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당 지도부 흔들기로 보일 뿐이다. 명분이 부족하니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자초하고 당내 분란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이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 대표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에 힘을 실은 셈이다.
박민영 대변인, 신인규 상근부대변인, 임승호 전 대변인 등 당내 대표적 청년 인사들 또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신 부대변인은 이날 정 부의장을 향해 “선거는 결과로 말한다. 나이로 말씀하시지 말고 결과와 성과로도 이야기를 하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나이로만 후배를 무시하기에는 이 대표가 보수정치를 새롭게 만들어 2번의 대승을 거둔 결과 자체는 인정해줘야 하지 않나. 오직 나이로만 무시하겠다는 의식 구조는 죄송하지만 꼰대 의식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박 대변인 또한 전날 “‘어른’이라는 궁색한 권위를 앞세워 젊은 대표를 찍어누르려 드는 것은 자칫 당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크나큰 실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할 말 있어요’ 게시판에는 ‘정진석 꼰대는 나가라’, ‘꼰대처럼 나이 들먹이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이준석 윤리위에서 제명시켜라’, ‘당장 사퇴시켜라’ 등의 글이 이어지며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대갈등으로 번진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힙 입당 과정에서부터 약 1년간 이어진 ‘친윤계’와 ‘비윤계’의 구원관계가 지방선거 직후 드러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지나친 해석이고 정 부의장이 어떤 배경에서 그런 글을 올렸는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당이라는 것은 항상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당내 구성원들의 비판에 대해 권력 투쟁이니 차기 당권 싸움이니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억측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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