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연극계가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국립극단 자리에 민간자본으로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정부 방안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16일 ‘범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성명을 내고 “예술인과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논의 없는 민자 유치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서계동 자리는 2010년부터 국립극단이 맨바닥부터 갈고 닦아 온 터전”이라면서 “멀티플렉스 공연장은 시대 역행의 상징일 뿐이며 수지(손익)를 먼저 논하는 곳에 문화는 생성되지 않고 예술은 머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관련 사업자 선정을 포함한 계획 일체의 진행을 중단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요구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연극협회 주최로 지난 5월 25일 용산구 청파로373(현 국립극단 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든다는 내용의 설명회를 가졌다.

서계동 복합문화시설 조성 사업은 현재 국립극단이 사용 중인 서계동 7905㎡부지에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으로 대공연장(1200석), 중공연장(500석), 소공연장 3개(300석, 200석, 100석) 등을 갖춘 지상 15층, 지하 4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1240억원이 투입, 2023년 7월 착공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연극계는 남산 국립극장에 있던 국립극단은 재단법인이 되면서 2010년에 옛 기무사 수송대 터였던 서계동의 현재 위치로 옮겼는데 이곳에 복합문화시설이 건립되면 국립극단 고유의 공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이번 사안만큼은 원로 연극인들의 반대 목소리도 높다”면서 “예술에 대한 몰이해이자 예술을 경제적 사고로 바라보고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원로 연극배우 박정자는 한국연극협회를 통해 “국립극단은 국립의 위상에 맞는 곳에 있어야 한다. 국립중앙극장에서 국립극단이 나온 것이 아직까지도 가슴 아프다”며 깊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 역시 “연극인들의 뜻에 적극 동의하며, 문체부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논의하고 협의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국연급협회가 전했다. 연극협회 비대위는 오는 21일까지 답변을 내놓을 것을 문체부에 요구하고 “연극계가 납득할 만한 대안이 나올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