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자이언트스텝’에 선 긋던 한 달 전과 확연히 달라져
‘기준금리 인상 통한 수요감소로 물가잡겠다’ 구상 밝히기도
연말 금리 3.4%로 전망…향후 4회 FOMC 빅스텝·자이언트스텝 전망 지배적
뉴욕증시, 모처럼 1~2%대 동반 상승…“인플레 억제 의지 확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여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뛰어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다.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을 넘어서 다음달 열리는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연속적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초고속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제기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조차도 최우선과제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경기침체 등 일정 부분의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시장은 연준과 파월 의장이 물가를 잡을 것이란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점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연준, 인플레와 전쟁 선포=파월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75bp(0.75%포인트, 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선포했다.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한 수단과 결의가 있다”는 말로 회견을 시작한 파월 의장은 “오늘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 또는 75bp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이달 자이언트 스텝에 이어 석 달 연속 초강경 매파 연준 기조를 예고한 것이다.
파월 의장의 입장은 한 달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빅스텝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6~7월에도 0.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각종 대책에도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파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해 연준이 물가 안정 ‘총력전’에 나설 것임을 다짐한 것으로 평가된다.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대유행 등으로 인한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 등은 통화 당국 입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요인이란 점을 인정했다. 다만 공급을 늘릴 수 없다면 수요를 줄여 물가를 잡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은 돈을 빌리거나 소비하는 비용을 늘려 수요를 진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 내부도 초고속 금리 인상 의견 대세=연준 내부 역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선 초고속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이날 0.75%포인트 금리 인상안은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위원이 찬성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3.8%로 종전보다 1.0%포인트 상향됐다.
금리 선물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한국 시간) 현재 7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확률은 77.8%로 나타났다. 연말 금리 수준으로는 3.5~4.25%가 될 것이란 전망이 41.5%로 가장 높았고, 3.75~4.50%와 3.25~4.00%가 각각 26.7%, 22.6%로 뒤를 이었다.
향후 남은 4회(7·9·11·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1회 이상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나머지 역시 빅스텝 이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 연준 물가 억제 의지 높은 점수…경기침체 우려도=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시장은 연준의 물가 상승 억제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공포로 급락을 이어가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모처럼 1~2%대의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이 이번 금리 인상폭이 이례적인 조치임을 강조한 것도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줬다. 그는 “분명히 오늘의 75bp 인상을 대단히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이런 규모의 움직임이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선 시장과 소통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는 미 CNBC방송에 “이날 발표는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에 따른 잠재적 후폭풍에도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확인시켜줬다”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당분간 시장을 달래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랐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경제적인 고통 없이 물가를 낮추는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한 통화정책을 펴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고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투자자와 일부 기업은 인플레를 통제하려는 조치가 경제를 너무 냉각시켜 경기침체와 정리해고의 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고, AP통신도 금리 인상은 물가를 낮추면서도 성장을 유지하려는 데에는 ‘무딘 도구’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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