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호스티스는 청렴성이 없나”

일본 유명 방송사가 아나운서 합격생의 호스티스 전력을 문제 삼아 합격 취소 통보한 것에 대한 법정 공방이 본격화되면서 판결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스티스는 청렴성 없다?=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사자키 리나(22)는 지난해 11월 니혼TV 아나운서 시험에 최종 합격했지만 지난 5월 니혼TV로부터 합격 취소를 통보 받았다.

니혼TV 측은 내정 취소 사유로 “아나운서에게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된다. 자기소개서에 클럽 아르바이트 경험을 적지 않아 허위 신고다”고 밝혔다.

사사자키는 “호스티스로 일하는 사람은 청렴함이 결여돼 있다는 니혼TV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내년 봄 입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사사자키는 대학 시절 어머니의 지인이 운영하던 도쿄 긴자 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호스티스는 청렴하지 않은가” “아나운서는 청렴한가”를 놓고 니혼TV에 대한 비판글이 쇄도했다.

민사 전문 판사는 “내정과 취업을 약혼과 결혼의 관계”에 비유하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취소하는 경우 법적 책임이 생긴다”고 말했다.

▶법원 판단놓고 분분=그러나 일본의 과거 판례를 보면 법리적 판단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채용 내정을 둘러싼 판례에서는 1979년 ‘인상이 우울하다’는 이유로 합격이 취소된 대학생이 무효 판결을 받고 회사측의 배상을 받은 바 있지만, 아나운서를 특수 직업으로 인정한 판례도 있기 때문이다.

도쿄 지방법원은 1976년 아나운서와 관련해 ‘인간적인 따뜻함과 신뢰감, 각종 탤런트를 요하는 직업’으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일본 노동문제 전문 변호사인 요시무라 유지로는 “종합적으로 볼 때 내정 취소는 인정되지 않지만, 니혼TV 측에 전혀 합리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직업에 비하면 아나운서는 호스티스 경력이 적합하지 않다고 할 여지가 있다”며 “결국 여자아나운서, 호스티스라는 일에 대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대법원은 내정 취소와 관련해 ▷내정시 알 수 없었던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 경우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된 경우에만 유효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또 일본 국어사전에서는 청렴함을 ‘마음이 맑고 사욕이 없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女아나운서 연예인화’가 부른 화=한편 일본 요치대의 히로요시 우스이 교수(미디어론)는 “이번 사건이 여자 아나운서를 사내 탤런트화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여자 아나운서의 연예인화는 1980년대부터 가속화됐다. 일정 월급에서 아나운서를 인기 탤런트 대용으로 쓰기 위한 방법이지만 스캔들이 생기면 방송사는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니혼TV는 여자 아나운서의 과거 사적인 사진이 유출돼 곤혹을 치른 적이 있어 이번 사건에도 민감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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