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與 당대표 지지도 조사
1강 3중 속 결선 가능성 높아
국민의힘 3·8전당대회의 당권구도가 ‘1강 3중’으로 재편되고 있다. 3·4위였던 천하람·황교안 후보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김기현·안철수의 양강구도였던 판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당 내에서는 이 같은 다중 구도가 굳어질수록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원 413명을 대상으로 21~22일 실시돼 23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당대표 지지도 6차 조사는 김 후보 44.0%, 안 후보 22.6%, 천 후보 15.6%, 황 후보14.6% 순으로 나타났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4.8%포인트). 예비경선(컷오프) 직전이던 이달 8일 발표된 5차 조사는 김 후보 45.3%, 안 후보 30.4%, 천 후보 9.4%, 황 후보 7.0%였다. 김 후보가 40% 중반대 지지율을 유지한 반면 다른 후보들은 서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천 후보는 최근 당 지지층 및 책임당원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안 후보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준석계인 천 후보가 친윤에 호소하는 안 후보와 달리 ‘윤핵관’을 정면 비판하면서 비윤 표심을 서서히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후보의 약진은 합동연설회와 TV토론에서 ‘신 스틸러’로 활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가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처음으로 꺼낸 ‘김기현 울산 KTX 역세권 투기 의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심 논란까지 덮은 최대 블랙홀로 떠올랐다.
황 후보는 전날 3차 TV토론에서 과거 김 후보가 해당 의혹으로 민형사 재판을 받았던 판결문까지 들고 나와 “권력형 토건비리”라며 김 후보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 같은 공세는 강성 우파 당원들의 지지에 더해 전통 보수 당원들의 표심까지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당 내에서는 더 이상 후보 간 연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컷오프 직후에만 해도 김기현·황교안, 안철수·천하람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이 나왔었다. 실제 김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후보를 향해 “당 내 선거여서 가급적이면 그와 같은 사태(법적 책임)는 안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도가 많이 지나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한번 숙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 후보도 최근 안 후보와 연대할 마음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로운 당권 경쟁 구도는 결선투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3·4위의 표가 1·2위에 흡수되지 않고 갈수록 힘을 얻으면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기 힘든 구도가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는 3월8일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1·2위를 놓고 추가 여론조사를 거쳐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당권주자들은 모두 ‘1차 투표 과반 득표’를 이야기하지만, 김기현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결선투표 진출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황 후보는 보수 선명성을 놓고 김 후보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고, 안·천 후보의 경우 분산됐던 비윤 표심이 친윤 지지를 받는 김 후보가 아닌 2위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천 후보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실버크로스는 됐다고 본다”며 “결선을 가게 되면 선풍기 수준이 아니고 태풍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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