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성수,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SM 최대 주주 하이브와 SM 현 경영진 사이의 공방이 거세다.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가 맺은 사업협력계약 때문이다.

하이브는 24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본 계약이 담고 있는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했다.

하이브는 SM과 카카오가 맺은 계약에 ▷ SM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 카카오에 우선 부여 ▷ 카카오엔터가 SM 국내·외 음원에 대한 제한 없는 배타적 권리 획득 ▷ 카카오엔터가 북·남미에서 SM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관리 ▷ 카카오엔터에서 공연·팬 미팅 유통 총괄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공개했다.

하이브는 “이 조항대로라면 카카오는 SM 주가가 내려갈 때마다 우선권을 활용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다”며 “일반 주주에게 불평등한 시나리오를 막을 수 없게 되고, 카카오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에게 지속적으로 지분 가치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M은 그러나 우선적 신주인수권과 관련, “신규 제3자 배정 방식 투자 유치는 계획된 바가 전혀 없다”며 “특히 정관상 신주 발행 한도가 거의 찼기 때문에(잔여한도 약 2만주·0.08%) 정관 변경 없이는 추가 신주 발행이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SM에 추가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요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분을 지속해서 늘려나갈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투자계약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문구를 주주를 호도하고자 악의적으로 곡해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제3자배정 시 특히 2대 주주 등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투자자의 지분희석을 방어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조항이다”라며 “SM이 투자자의 의사에 반해 경쟁자 등으로부터 제3자배정을 받음으로 인해 사업 협력 파트너십이 약화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하이브 CEO [하이브 제공]
박지원 하이브 CEO [하이브 제공]

하이브는 또 “SM이 넘기는 중요한 사업적 권리들과 비교해 SM이 받는 사업 내용은 터무니없이 작다”고 강조했다. 사업협력계약에 따르면 SM은 자회사 SM 라이프 디자인에서 카카오엔터 산하 가수의 음반을 생산하고, 카카오엔터 산하 가수들은 SM 라이프 디자인이 건설 중인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활용한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음반과 음원은 회사의 주 수익원으로 아티스트 위상에 따라 유통 수수료의 협상력이 달라진다”며 “SM은 이번 계약으로 중요한 사업 권리를 기간 제한 없이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며 카카오엔터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SM은 이에 대해 “음반·음원 유통에 대한 ‘기간 제한 없는’ 권한을 카카오에 넘겼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세부 내용은 향후 구체적으로 개별 계약을 진행할 때 별도로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원 유통은 매출에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신중히 검토해 최선을 다해 카카오와 협상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도 SM과 카카오엔터의 음원 유통계약은 공정한 가격을 통해 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이브는 또 “카카오엔터의 임원이 글로벌 음원 유통권을 포함한 SM 주요 사업의 의사결정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SM과 아티스트들의 이해관계를 추구하기 어려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SM 아티스트 및 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계약을 통해 SM 아티스트들의 북남미 활동이 향후 카카오엔터 주도로 재편될 것임이 자명해졌다. 북남미 시장은 SM이 카카오엔터 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의사결정인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SM은 미국 자회사인 카카오엔터아메리카와 50 대 50의 합작사를 설립, SM 아티스트들의 북미 및 남미 지역 매니지먼트 업무를 합작사로의 이관을 합의했다. 합작사의 초대 대표이사는 장윤중 카카오엔터 부사장이다. 장 부사장은 현 이사회 추천으로 SM의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 내부거래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와 이러한 입장을 낸 것이다.

그러나 SM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된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함께’ 미국 빌보드 선정 ‘음악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에 이름을 올렸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SM과 카카오의 협력 내용에 대해 하이브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이브는 “본 계약이 SM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SM 아티스트의 권리를 제약하며 SM 구성원의 미래를 유한하게 만드는 계약이라고 본다”며 “SM의 현 경영진은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