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큰일 났다” “월요일이 두렵다” (투자자들)
디지털플랫폼→기간통신사로 다시 복귀.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 하던 회사가 한순간에 리스크 기업으로 돌변했다. 바로 KT 얘기다.
“꼭 사라”며 강력 추천했던 증권사들도 갑자기 “팔라”며 입장을 급선회했다. 2배 가량 폭등했던 주가도 연일 하락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CEO리스크 때문이다. KT주가가 이렇게 흔들리는 것도 이례적이다. 구현모 KT대표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더 가중되는 양상이다.
강력 매수 추천했던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위기 급반전, 일단 비중 줄이세요’라는 내용의 KT 분석 보고서를 냈다. 갑자기 투자 의견을 바꾼 이유에 대해 그는 “경영 불안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KT는 CEO가 교체될 때마다 경영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컸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던 만큼 단기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KT 장기 실적 전망 및 배당 추정치가 크게 변화지는 않겠지만,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경영 능력이 검증안된 낙하산 CEO가 오면 어쩌나” “디지털 KT가 다시 기간 통신사업자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KT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환호 받는 핫한 투자 종목으로 꼽혀왔다. 경기침체에도 고배당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환호를 받았다. KT는 1주당 시가배당률 5.5%에 해당하는 1960원을 현금으로 주겠다고 공시했다. 적금 이자보다도 높은 배당이다. 배당금 총액은 5018억원이다. 추가로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8월9일까지) 및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8월10일) 계획도 밝혔다. 2009년 KT와 KTF 합병 당시 이뤄진 자사주 소각 이후 14년 만이다.
구 대표 취임일인 지난 2020년 3월30일 KT의 주가는 1만9700원이었다. 지난해 8월23일 장중에 고점인 3만9300원을 기록해 주가 상승률이 99.49%에 달했다.
하지만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주가는 계속 하락하기 시작했다. 경영진 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 24일 KT는 전 거래일보다 3.94% 하락한 3만 450원까지 폭락했다. 52주 신저가다.
구 대표 연임이 결국 무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KT가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구 대표가 2020년 취임 직후 추진한 디지코 전략은 지난해 최대 실적으로 돌아왔다. KT의 연간 매출이 1988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어섰다. KT는 “앞으로도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개선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경영진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만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구 대표의 연임 포기로 올드보이, 정치권 출신 등 33명이 KT 수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는 오는 3월 7일 새로운 CEO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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