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최근 사고·사장 해임에 안전 고삐
‘안전작업허가제도’ 운용지침 제정 추진
화기·고소·전기·중량물 등 작업 대상 발급
“작업계획서 외에 새로 도입해 이중 안전”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잇단 안전사고로 사장 해임 및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고위험작업에 대한 ‘안전작업허가제도’를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작업계획서뿐 아니라 안전작업허가서까지 발급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코레일은 상반기 내 해당 제도를 도입해 중대 산업재해의 고리를 끊겠다는 목표다. 최근 정부가 코레일에 안전관리에 대한 ‘전면 혁신’을 주문한 가운데 관리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8일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3일 킥오프회의를 시작으로, 고위험작업에 대한 ‘안전작업허가제도 운용지침’ 제정을 추진 중이다. 산업안전처장이 TF팀장을 맡아 안전·차량·시설·건축·전기 분야 담당자와 분야별 지침을 4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해·위험설비와 위험지역 내에서 정상 작업 이외 ‘고위험작업’에 대한 작업허가서를 발급하고, 운영 절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대상 작업은 화기·고소·전기·중량물·제한공간(밀폐공간) 작업 등이다.
현재 검토 중인 제정안에 따르면, 해당 지침에는 고위험작업 시 필수 준수사항과 표준절차, 작업 개시 전 유해·위험요인 파악 및 안전조치사항 검토 과정 등이 담길 예정이다.
향후 허가서를 발급한 자는 작업허가시간, 작업 개요, 작업상 취해야 할 안전조치사항과 작업자에 대한 안전요구사항 등을 기재하고 확인해야 한다. 작업 현장에 게시했던 허가서는 발급한 자가 회수해 1년간 보존해야 하며, 모든 작성내용을 입력한 전자문서는 전자문서로 보존할 수 있다.
이번 지침은 고위험작업을 시행하는 협력업체 직원뿐 아니라 관련된 코레일 내부 직원 모두에게 적용된다. 또 지침을 적용하는 안전작업허가 대상 작업에는 근속 6개월 미만 신규 입사자 및 임산부 등 취약계층의 단독 작업을 금지하고, 2인 이상 1개조로 작업을 실시하도록 한다.
코레일은 기존의 작업계획서 외에 새롭게 도입하는 안전작업허가서 추가 발급으로 이중 안전장치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작업허가제도는 상반기 중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지난해 철도 작업자 사망 사고 2건과 통복터널 단전 사고 등이 잇따르며 안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코레일에 19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오봉역 사망 사고 등 3건의 철도 사고에 부과한 금액(18억원)보다 많은 역대 최고 금액으로, 불과 1개월여 만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또 부과받았다.
코레일은 안전사고 책임 등을 물어 나희승 전 사장이 해임된 이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그리스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와 관련해 긴급명령을 발령하고, 국내 유사 사례를 검토하며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조사 중인 해당 사고 원인이 신호기 작동 불량으로 꼽히는 만큼 운전취급자 대상 특별 교육, 관제센터 모니터링, 신호장애 관련 유지보수 진행, 승무원들에게 명확하지 않은 상황 시 임의 판단 및 운행 금지 등을 당부했다. 지난 4~5일에는 그리스 열차 사고와 관련해 국내 주요 운전취급역에서 운전취급 담당자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교육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