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반(反)러 진영이 러시아와 우방국들이 주장하는 ‘휴전’ 주장에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휴전이 러시아가 전열 정비하는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며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 없는 평화안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제2회 민주주의 정상회의 기조연설에 나서 “우리 모두는 휴전을 언급하는 데 매우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면서 “러시아와 파트너들의 휴전 요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함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휴전 주장이 러시아가 다시 공격에 나설 시간을 벌고, 그 기간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자청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시 주석은 러시아군의 철수 없는 휴전을 골자로한 중국의 평화 계획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 자리에서 러시아군 철수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측 종전 조건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소위 ‘평화 공식’은 핵 안전과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와 포로석방, 유엔 헌장 이행, 러시아군의 철수와 적대행위 중단, 정의 회복, 환경 파괴 대처, 긴장고조 예방, 종전 공고화 등 10개 항으로 이뤄져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쿨레바 장관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보다 더 평화를 원하는 이들은 없다”면서 “하지만 평화안은 공정하고 영속성이 있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무장관들도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가능한 빨리 오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단순한 휴전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어떠한 전쟁의 종결도 유엔 헌장에 기초한 정의로운 평화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터 진행되는 제2회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의 부상을 견제하고 민주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 등이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한다.
올해 120여개국이 참석하는 가운데, 29일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총회가 개최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 성장 부문 세션을 주재할 예정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적 도전에 대한 위기 세션을 맡았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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