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줄이고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처리 골머리 앓던 폐비닐, 제품 원료로 재활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가 종량제봉투에 버려지던 폐비닐을 수거해 플라스틱 생산 원료인 열분해유로 만들기로 했다.
원유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면 플라스틱 1t당 3.4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이 공정을 거치면 1t당 불과 0.47t의 이산화탄소 발생에 그쳐 기후 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11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LG화학, SK지오센트릭 등 국내 4개 정유화학사와 ‘제로웨이스트 서울 조성을 위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시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종량제봉투에 버려지던 폐비닐을 수거해 정유화학사에 공급하고, 정유화학사는 시가 수거한 폐비닐로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열분해는 폐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300~800℃의 고열로 가열해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최근 열분해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폐비닐을 다량 수거할 수 있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거듭나는 셈이다.
시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협력해 종량제봉투 속 폐비닐 확보량을 늘릴 계획이다.
시는 2018년 민간 쓰레기 수거업체가 폐비닐 수거를 거부해 폐비닐이 한동안 방치된 사례를 거론하며 앞으로는 안정적인 폐비닐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4개사 중 HD현대오일뱅크는 이미 폐플라스틱 기반 열분해유를 활용해 저탄소 친환경 납사를 생산 중이며, 이를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친환경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GS칼텍스 역시 열분해유를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는 사업을 실행 중이며, 앞으로 연 5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당진공장의 초임계 열분해 설비를 내년까지 완공해 2만t 규모의 열분해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와 자체 후처리 기술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연 10만t 규모의 열분해유 생산 설비를 포함, 연간 25만t의 처리가 가능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를 설립 중이다.
시는 시범사업 참여를 원하는 서울 자치구 신청을 받아 자치구 실정에 맞는 폐비닐 수거·처리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시범사업은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추진한다. 폐비닐 전용 수거봉투를 무상 배포하고, 수거된 폐비닐은 별도 선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압축한다. 아울러 전용 봉투에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종량제봉투 속 쓰레기 중 재활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은 약 18%에 달한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던 폐비닐을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게 돼 쓰레기 소각·매립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폐비닐 처리의 민관협력 표준모델을 만들어 미래를 위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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