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초·중·고 12년간 학교 폭력(학폭)을 당했다고 고백해 이른바 ‘현실판 더 글로리’라 불린 표예림(28)씨 사건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표씨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SBS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2명은 표씨에게 오는 27일까지 자신들의 실명과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의 글을 게재한 뒤, 사과문을 우편으로 통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보낸 내용증명에는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조항이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 "27일까지 요구를 실행하지 않는 경우, 대한민국 법규가 정한 모든 절차를 행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들은 최근 표씨의 동창생이라 밝힌 A씨가 유튜브 채널에 표씨의 학폭 가해자들이라고 주장하며, 실명과 졸업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한 영상에 나온 4명 중 2명이다. A씨의 구체적인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표씨는 "그 (신상 공개) 영상은 제가 올린 게 아니다"라며 "(내용증명에서 이들이 요구한 것 중)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왜 대체 걔들한테 사과글을 게재해야 하고, 사과문을 우편 통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표씨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와 학폭 피해자들의 사연을 다룬 BBC 코리아 채널에 출연해 학창 시절 12년간 피해 사실을 알렸다.
최근 표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12년간 당한 학교폭력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학교 폭력 공소 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조항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표씨는 "(가해자들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명예훼손"이라며 "'내가 이런 피해를 당했어요' 까지는 괜찮은데, '내가 이 사람한테 피해를 당했어요' 하면 명예훼손이라는 거다. 당연히 폐지돼야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5만명 이상이 동의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